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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금융·증권

올해 대부업 신용대출 차주 10만명 줄어…불법 사금융 내몰렸나

등록 2022-12-28 17:23수정 2022-12-28 18:29

신용 300점대 7만명 이상 이탈
30·40대가 이탈 차주의 65%
지난 11월 서울 시내에 나뒹구는 대출 전단. 연합뉴스
지난 11월 서울 시내에 나뒹구는 대출 전단. 연합뉴스

올해 대부업체에서 신용대출을 받은 이들이 지난해보다 약 10만명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서민들이 제도권 금융 안에서 자금을 융통할 수 있는 ‘최후의 보루’인 대부업계마저 조달 비용 상승 등의 이유로 대출 문턱을 더욱 높이면서 저신용자들이 제도권 금융 밖으로 내몰리고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28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진선미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보면 대부업계에서 신용대출을 받은 차주는 지난해 말 106만7005명에서 올해 9월 말 96만8688명으로, 9만8317명(9.2%) 줄었다. 대출잔액은 지난해 말 8조4578억원에서 지난 9월 말 8조373억원으로 4205억원(5%) 감소했다. 이는 한국신용정보원에 등록된 신용대출 정보를 바탕으로 집계한 것이다.

특히 전체 감소 인원의 72%는 신용점수 300점대 저신용자였는데, 대부업계에서 신용대출을 받은 이 점수대 저신용자는 7만832명(16%) 줄었다. 반면 같은 기간 신용점수 500점대 차주는 3만593명에서 3만3138명으로, 400점대 차주는 1만1989명에서 1만2334명으로 소폭 증가했다. 나이로 보면 30대가 3만3094명, 40대가 3만915명 줄어 30·40대가 전체 감소 인원의 65%를 차지했다. 신용점수 400~500점대인 일부 차주는 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에서 대부업계로 밀려오고, 300점대는 대부업체에서조차 밀려나는 것으로 관측된다.

최근 대부업계는 신규 신용대출 취급 규모를 대폭 축소하거나 아예 중단하고 있다. 중소 업체의 경우 이미 신규 대출을 중단한 채 ‘개점휴업’ 상태인 곳이 수두룩하고, 지난 26일엔 업계 1위 업체인 아프로파이낸셜대부(러시앤캐시)마저 신규 대출을 한시적으로 중단했다.

대부업계에서는 기준금리 인상으로 조달 비용이 급격하게 오르면서 신규 대출을 내주면 오히려 손해를 보는 역마진이 발생할 수 있어 대출을 중단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최근 조달 금리가 연 8%대까지 급등하면서 조달 비용이 크게 늘어난 상황”이라며 “여기에 각종 리스크 비용 등을 더하면 법정 최고금리인 연 20% 이내에서 수익을 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으로부터 우수대부업체로 선정된 21곳을 제외한 나머지 대부업체는 은행으로부터 자금을 조달할 수 없고 캐피탈이나 여신전문금융회사 등 제 2금융권에서 담보 대출 등을 통해 자금을 조달해야 해 조달 금리가 연 12%대에 이르기도 한다. 일각에서는 대부업계 전체적으로 연체율이 크게 뛰어 이에 따른 대손 비용 적립 부담을 줄이고자 신규 대출을 중단한 것이라는 설명도 나온다.

대부업계가 신용대출을 줄이고 담보대출 비중을 늘린 것도 대출 문턱을 높였다. 금융감독원이 이날 공개한 ‘2022년 상반기 대부업 실태조사 결과’를 보면 올해 6월 말 기준 대부업계의 담보대출 잔액은 8조5488억원으로 전체의 53.8%였다.

이렇게 저신용 취약 차주에 대한 제도권 대출 문턱이 높아지면서 불법 사금융 시장으로 밀려나는 이들이 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금감원에 접수된 불법 사금융 피해 신고는 지난 2019년 한 해 동안 4986건이었는데 올해는 8월까지만 6785건이 접수됐다.

금융당국은 서민들의 급전 창구가 좁아지자 내년 중 100만원 한도의 ‘긴급 생계비 대출’ 도입을 검토 중이다. 연 20%로 묶인 법정 최고 금리를 조정하는 방안도 살펴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남지현 기자 southj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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