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진행한 에스엠(SM)엔터테인먼트 주식 공개 매수가 2.27대 1의 경쟁률을 보이면서 성공적으로 끝났다. 이로써 카카오는 최대주주로 올라서게 됐으며, 경영권 경쟁을 해온 하이브는 공개매수에서 보유 지분의 44%밖에 처분하지 못하면서 평가 손실이 불가피해졌다.
에스엠 공개매수 주관사인 한국투자증권은 카카오와 카카오엔터의 에스엠 보통주 공개매수 청약이 2.266대 1의 경쟁률로 마감했다고 27일 공개했다. 카카오와 카카오엔터는 에스엠 지분 35%를 더 확보하기 위해 지난 7일부터 26일까지 보통주 1주당 15만원에 공개매수를 진행했다. 공개매수 목표 물량이 833만3641주인데 청약에 참여한 주식수는 1888만227주로, 에스엠 유통주식 수의 약 80%에 이른다. 카카오 쪽은 이번 공개매수에서 목표 물량을 초과하는 청약이 들어오면 비율에 따라 인수하는 안분비례 방식을 적용한다. 따라서 청약에 참여하는 에스엠 주주들은 청약 물량의 44%만 카카오 쪽이 제시한 가격인 주당 15만원에 팔 수 있다.
이번 공개매수는 이미 경영권 인수 포기를 선언한 하이브뿐만 아니라 컴투스 등 대부분 에스엠 주요 주주와 기관투자자들까지 참여해 높은 경쟁률로 마감하게 됐다. 시세 차익을 얻으려는 소액주주도 대거 참여한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 진영과 하이브 간 에스엠 경영권을 둘러싼 분쟁으로 에스엠 주가는 지난 8일 주당 15만8500원까지 치솟았지만 하이브의 경영권 참여 철회 선언 이후 10만원선 안팎으로 내려앉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에스엠 창업자인 이수만 전 총괄프로듀서는 이날 공식 입장문을 내 공개매수에 참여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는 자신이 에스엠 지분 18.4% 중 14.8%를 하이브에 주당 12만원에 매각해 현재 지분 3.6%를 보유 중이다.
에스엠 지분 4.9%를 이미 장내에서 매수한 카카오와 카카오엔터는 28일 공개매수 주식 대금을 납입해 지분 35%를 추가 확보한다. 이에 따라 카카오 진영의 지분율은 39.99%로, 에스엠의 안정적인 최대주주 지위에 올라선다. 반면 하이브는 보유 주식 전량(375만7237주, 지분율 15.78%)을 카카오의 공개매수에 참여해 처분하려 했으나, 이 중 44%밖에 팔지 못하게 되면서 거액의 평가손실이 불가피해졌다.
이날 증시에서 에스엠 주가는 공개매수 청약 결과가 발표된 뒤 급락세로 돌아서며 직전 거래일 대비 15.02%(1만6100원) 떨어진 9만11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에스엠 공개매수 청약 주식에 대한 매매제한(락업)이 28일부터 해제된다는 사실이 주가에 악재로 작용했다. 에스엠 주가가 10만원선 밑으로 떨어진 것은 지난 2월10일 하이브의 에스엠 경영권 인수 경쟁 선언 이후 한 달여 만에 처음이다.
박순빈 선임기자
sbpark@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