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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금융·증권

“2차전지주 치킨게임 치닫는 듯”…에코프로 100만원선 붕괴

등록 2023-07-27 16:25수정 2023-07-27 19:47

27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이날 코스닥은 전날보다 1.87% 하락한 883.79로 마감했다. 연합뉴스
27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이날 코스닥은 전날보다 1.87% 하락한 883.79로 마감했다. 연합뉴스

가파른 급등세를 보였던 2차전지 관련주가 이틀 연속 미끄러졌다. 연초 대비 10배 넘게 오르면서 ‘황제주’ 자리에 올랐던 에코프로는 100만원선이 무너졌고, 전날 극심한 변동성을 보였던 코스닥지수는 27일에도 상승과 하락을 오가다 900선을 내주며 하락 마감했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닥지수는 전날보다 1.87% 내린 883.79로 마쳤다. 코스닥지수는 오전 중에는 상승했으나 이후 하락 반전하면서 900선을 내줬다. 이날 삼성전자(2.72%)·에스케이(SK)하이닉스(9.73%)·네이버(6.98%)·카카오(5.86%)가 큰 폭으로 오르는 등 투자자들이 2차전지 주식을 팔고 다시 반도체를 사들이는 테마 교체 양상도 나타났다.

2차전지 관련주 주가는 큰 폭으로 내렸다. 에코프로는 장중 내내 하락하다 오후 들어 낙폭을 키우면서 전 거래일 대비 19.79% 내린 98만5천원으로 마쳤다. 에코프로는 이달 18일 111만8천원으로 마감하면서 100만원선을 넘겼고 바로 전날에는 장중 153만9천원으로 52주 신고가를 기록하기도 했지만, 이틀 연속 급락하면서 100만원선이 무너졌다. 에코프로비엠 역시 전날보다 17.25% 하락한 37만6500원으로 마감했고, ‘배터리 아저씨’로 잘 알려진 금양도 이날 22.47% 내린 11만8천원으로 장을 마쳤다.

전날 하락했던 코스피는 이날 0.44% 오른 2603.81로 2600선을 회복했다. 하지만 유가증권시장에서도 2차전지 관련주는 대개 하락 마감했다. 포스코퓨처엠이 13.21% 떨어진 48만6천원으로 장을 마쳤고, 포스코홀딩스와 포스코인터내셔널도 각각 5.71%, 21.74% 하락했다. 시가총액 2위 기업인 엘지(LG)에너지솔루션도 6.90% 빠진 54만원에 거래를 마쳤다. 2차전지 관련주 10개 종목으로 구성된 케이알엑스(KRX) 2차전지 케이(K) 뉴딜지수는 전날보다 10.86% 하락했다.

일각에서는 에코프로비엠과 엘에스일렉트릭 등이 27일 하루 동안 공매도 거래 금지 종목으로 지정되면서 개인의 수급으로 주가가 오를 수 있다는 예상도 있었으나, 하락세를 우려한 개인의 매도세가 강했던 것으로 보인다. 미래에셋증권은 이날 보고서에서 “2차전지 중심으로 개인 매물이 나오면서 변동성이 확대됐다”고 분석했다.

이번 과열이 전례 없는 수준이라는 증권가의 분석은 계속되고 있다. 메리츠증권은 이날 보고서에서 거래대금 비중을 분석한 결과 2차전지 집중도가 4월 30% 수준에서 최근 50%에 육박했다고 분석했다. 2004∼2007년 유가증권시장을 주도했던 조선주(20% 수준)나 2014∼2017년 코스닥시장을 주도했던 제약주(30% 수준)보다 높은 수준이다. 이진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가상화폐 시장이 부럽지 않은 놀라운 변동성이 주식시장에서 연출되고 있다”며 “2차전지 기업이 치킨게임 양상으로 치닫는 모양새”라고 진단했다.

과열 경고가 이어지고 있지만, 에코프로와 포스코를 중심으로 달아올랐던 개인투자자의 2차전지 매수세가 엘에스(LS)로 옮겨붙는 모양새도 관찰된다. 엘에스네트웍스는 25∼27일 3거래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했고, 엘에스전선아시아도 이날 상한가로 마감했다. 엘에스와 엘에스일렉트릭은 27일 소폭 하락 마감했으나 장중 상승세를 보였다.

조해영 기자 hyc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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