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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금융·증권

중국 경기 반등한다는데…‘홍콩 ELS’ 원금 건질 수 있을까

등록 2023-10-18 16:02수정 2023-10-19 02:36

H지수 ELS 내년 상반기 10조 만기 도래
주가 급락해 손실 구간 진입 물량 7조원대
내년 초부터 지수 반등해야 손실 최소화
일대일로 포럼 개막식인 18일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 앞을 보안 관계자들이 걸어가고 있다. 베이징/AFP 연합뉴스
일대일로 포럼 개막식인 18일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 앞을 보안 관계자들이 걸어가고 있다. 베이징/AFP 연합뉴스
홍콩 증시에 상장된 중국 우량기업 40개 종목을 묶은 홍콩에이치(H)지수(HSCEI)가 지지부진한 수준을 이어가면서 이를 기초자산으로 한 주가연계증권(ELS)에 투자했던 이들의 불안이 계속되고 있다. 중국 본토 경기의 반등 신호가 감지되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실물경기 반등의 온기가 홍콩 증시로 번지기 위해선 미국 금리 안정과 외국인 투자심리 회복 등이 필요하다고 설명한다.

전종규 삼성증권 연구원은 18일 낸 보고서에서 홍콩에이치지수의 향후 6개월 예상 범위(밴드)로 5500∼7500을 제시했다. 중국 경기가 올해 3분기 바닥을 통과하고 내년 상반기까지 완만하고 느린 회복세를 보인다는 전제다. 홍콩에이치지수는 이달 4일에 5882.68로 연중 최저점을 기록한 뒤 현재는 6100∼6200선을 오가고 있다.

현재 홍콩에이치지수에 연계된 주가연계증권은 내년 상반기까지 약 10조원어치의 만기가 도래할 예정이다. 주가연계증권은 지수 같은 기초자산에 연계해 투자수익이 결정되는 파생상품이다. 만기 때까지 기초자산이 일정 수준 이하로 떨어지지 않으면 수익이 나지만, 한번이라도 사전에 정해진 수준 이하로 떨어지면(녹인) 만기 때의 기초자산 가격에 따라 원금을 잃을 수도 있다. 홍콩에이치지수의 경우 에스앤피(S&P)500, 유로스톡50, 코스피200, 니케이225 등과 함께 주가연계증권의 주요 기초지수로 꼽힌다.

문제는 시점이다. 통상 만기가 3년인 점을 고려하면 내년부터 만기가 도래하는 상품은 2021년 당시 홍콩에이치지수에 연계돼 있는데, 당시 지수가 1만∼1만2000으로 현재의 두 배에 가깝게 높은 수준이었기 때문이다. 만기 물량 대부분이 내년 3∼5월에 집중 분포된 만큼 투자자 손실을 최소화하려면 만기시점을 고려할 때 내년 초부터 지수 반등이 필요하다. 상품마다 조건이 다르지만 대개 만기 시점에 지수가 40% 정도 빠지면 손실이 발생한다. 고점(1만2000)에 들어간 투자자라면 내년 만기에 지수가 7200 이하면 손실을 보는 것이다. 전 연구원은 “내년 상반기까지 만기가 도래하는 10조원어치 중에서 중국의 코로나19 봉쇄와 미국의 통화긴축 사이클이 결합하면서 녹인(손실구간 진입) 물량은 7조원대에 이른 것으로 추산된다”고 설명했다.

다만 최근 중국 경제에서는 반등 신호가 꾸준히 나타나고 있다. 이날 발표된 중국의 3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전년 동기 대비 4.9%로 시장 예상(4.4∼4.5%)보다 높았다. 김경환 하나증권 연구원은 “부동산 불안이 남아있는데다 홍콩 증시가 미국 금리 영향에서 자유로울 수 없기 때문에 미국 고금리 장기화 등의 영향까지 받아 외국인 투자심리 회복이 실물경기 회복보다 느릴 것으로 본다”며 “향후 3개월간 홍콩에이치지수의 상단은 7200, 6개월간은 8000 정도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예탁결제원 자료에 따르면 3분기 주가연계증권 발행 금액은 9조9228억원으로 전 분기에 비해 18.6% 감소했다. 코스피 등 기초자산이 되는 증시가 다소 부진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홍콩에이치지수 기반의 주가연계증권 발행도 전 분기보다 34.2% 줄었다. 반면 일본 증시가 활황을 맞으면서 니케이225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주가연계증권은 3분기 중 3조2306억원 발행되면서 2분기보다 32.8%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조해영 기자 hyc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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