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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금융·증권

2차전지주, 공매도 금지 뒤 급등락…투자 리스크 커지나

등록 2023-11-08 06:00수정 2023-11-08 11:34

에코프로·금양 등 실적-주가 괴리 커
“매수세 쏠리면 투자 위험해질 수도”
2차전지 대표 종목인 에코프로 주가 차트가 지난 7월1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연합인포맥스 스크린에  띄워져 있다. 연합뉴스
2차전지 대표 종목인 에코프로 주가 차트가 지난 7월1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연합인포맥스 스크린에  띄워져 있다. 연합뉴스

올 하반기들어 하락세를 보이던 2차전지 관련주가 정부의 전격적인 공매도 금지 조처로 급등하며 다시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2차전지 관련주 상당수가 영업실적 등 기업 기초체력(펀더멘털)과 주가의 괴리가 큰 점에 유의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이런 가운데 일부 종목의 대주주들이 주식을 내다 팔거나 호재성 공시를 내놓고 있어 논란이 인다.

공매도 금지 이튿날인 7일 에코프로·에코프로비엠·포스코퓨처엠·금양 등 증시에서 대표적인 2차전지 관련주로 꼽히는 종목 중 에코프로를 뺀 나머지 종목은 큰 폭 하락했다. 전날 급등세를 보인 것과는 대조적이다. 외국인과 기관 투자자들이 순매도 대열에 나선 반면 개인 투자자들은 집중 매수하는 모습이 이날 증시에서 관찰됐다.

증시 전문가들은 단기 급등락에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정용택 아이비케이(IBK)투자증권 수석연구위원은 “2차전지 주식은 주가가 오른 만큼 실적이 나오지는 않고 있다. 공매도 금지로 펀더멘탈과 주가의 괴리가 더 커질 수도 있는 상황이다”며 “공매도 금지라는 이벤트를 계기로 매수세가 쏠리면 투자가 더 위험해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실제 이날 발표된 2차전지 관련주의 영업실적은 저조했다. 한 예로 에코프로는 3분기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9.3%, 전기차용 양극재 생산업체인 에코프로비엠의 영업이익도 같은 기간 67.6% 줄었다. 광물 가격 하락과 전기차 수요 부진이라는 악재가 겹친 까닭이다. 주가와 실적 간 괴리가 좀 더 커진 모양새다.

공교롭게도 이들 회사의 대주주들은 주식을 내다 팔았다. 에코프로의 최대주주인 이동채 전 회장(지분율 18.83%)의 동생 이선이씨는 지난 7월28일 보유 주식 1천주를 장내 매도한 사실을 이 회사 주식이 상한가를 찍은 날 공시했다. 처분단가는 148만5천원으로, 이 회사 주가의 연중 고점(153만9천원·7월26일)과 차이가 크지 않다. 앞서 이씨는 같은 달 중 두 차례에 걸쳐 3600주를 내다 판 바 있다. 개미 투자자들이 주식을 사 모을 때 대주주 일가는 고점 매도를 한 셈이다.

금양도 실적 부진을 이어가는 중이다. 올 상반기 영업손실 규모는 75억2265만원이다. 이 회사는 지난 6일 계열사인 ‘몽골 몬라 광산’과 2차전지 소재 제조업체인 ‘에스엠랩’ 지분을 추가로 취득한다고 호재성 공시를 내놨다. 이 회사는 오는 14일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전환사채(CB) 발행한도를 기존 4천억원에서 10조원으로, 신주인수권부사채(BW) 발행한도는 10조원으로 명시하는 내용의 정관 변경에 나설 예정이다. 정관 변경 이후 실제 대규모 전환사채나 신주인수권부사채가 발행되면 보유 주식의 가치가 장기적으로 희석될 수 있다.

조해영 기자 hyc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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