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 가계금융복지조사 마이크로데이터 분석
작년 3259만원…4년새 75%↑
전체가구 대출액 연 3% 늘때
1인 자영업 가구는 30% 급증
은행대출 옥죄기 ‘풍선효과’
“영세 자영업자 가장 큰 타격”
작년 3259만원…4년새 75%↑
전체가구 대출액 연 3% 늘때
1인 자영업 가구는 30% 급증
은행대출 옥죄기 ‘풍선효과’
“영세 자영업자 가장 큰 타격”
은행 문턱이 높아진 탓에 저축은행 등 비은행권으로 밀려나는 ‘풍선효과’가 1인 자영업자 가구에 가장 큰 타격을 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0만이 넘는 영세 자영업자 가구에 빚 상환 부담을 늘려 우리 경제의 소비여력을 떨어뜨린다. 또 가계부채의 질을 악화시켜 금리상승기에 위험 부담을 키운다.
9일 <한겨레>가 국회의장 정책수석실에 의뢰해 지난 5년치 통계청 가계금융복지조사 마이크로데이터를 분석해 보니, 1인 자영업자 가구(216만가구)의 비은행권 대출액은 2012년 1859만원에서 지난해 3259만원으로 4년 새 무려 75%나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전체 가구(957만가구)는 같은 기간 51% 증가했다.
특히 2015~2016년 비은행권 대출액 추이를 보면, 전체 가구는 1년 새 3.1% 늘어나는 데 그쳤으나, 1인 자영업자 가구는 29.3%나 늘어났다. 이는 임금근로자 가구(3.3%)나 직원을 둔 고용주 자영업자 가구(-33.4%)보다 증가 속도가 훨씬 빠른 것이다. 금융당국이 가계부채를 죄기 위해 은행을 중심으로 대출 규제를 강화한 영향이 신용이 낮은 영세 자영업자 가구에 쏠린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 분석은 통계청의 2012~2016년치 가계금융복지조사(금융부문·1만가구 표본) 중 금융대출이 있는 가구를 대상으로 했다.
1인 자영업자 가구가 장래 대출 사유로 꼽은 것은 생활비(48.6%)가 가장 많았고, 사업자금(21.4%)이 뒤를 이었다. 대출을 상환하느라 다시 돈을 빌리겠다는 이들도 임금근로자 가구의 갑절인 13.6%에 이른다. 경기 침체가 길어지면서 영세 자영업자들이 생활비와 빚 상환 자금을 마련하려고 비은행권 대출을 더 늘릴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1인 자영업자 가구의 비은행권 대출은 늘어나는 속도도 빨랐지만, 절대적 규모도 문제다. 지난해 이들의 가구당 대출 규모는 8812만원으로 고용주 자영업자 가구(1억7926만원)의 절반 수준이었다. 하지만 비은행권 대출액은 두 유형의 가구가 각각 3259만원과 3264만원으로 큰 차이가 없다. 1인 자영업자 가구 중 소득 하위 20%는 비은행권 대출액이 은행권 대출액의 두배를 훌쩍 넘어서, 은행 접근이 쉽지 않았음을 드러낸다.
이준협 국회의장 정책비서관은 “대출 문턱을 높이는 여신심사 선진화 가이드라인이 지난해 2월 은행권부터 시작됐지만 정책 시행을 예고한 2015년 말께부터 이미 풍선효과가 나타나기 시작했다”며 “소득과 신용이 낮은 영세 자영업자 가구가 가장 큰 타격을 받은 게 이번 분석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류이근 임지선 기자 ryuyige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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