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A주가 모건스탠리 캐피탈인터내셔널(MSCI) 신흥시장(EM) 지수에 편입된 21일 중국 베이징의 한 증권사 지점의 주식 시황판 앞을 지나가던 행인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베이징/AP연합
중국 본토에 설립된 중국 기업 주식 중국A주가 모건스탠리 캐피털 인터내셔널(MSCI) 신흥국 지수에 편입된 데 대해 금융당국이 우리 증시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정은보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21일 열린 금융시장 점검회의에서 “국내 증시의 외국인 투자자금 순유입 규모와 신흥국 펀드 증가 추세 등을 고려할 때 국내 증시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위는 이번 결정으로 MSCI 신흥국 지수에서 중국물이 차지하는 비중이 0.73%포인트 증가하는 대신 한국물 비중은 15.5%에서 15.27%로 0.23%포인트 축소될 것으로 예상했다. 금융위는 MSCI 신흥국 지수를 추종하는 글로벌 자금의 규모를 고려하면 국내 증시에서 유출될 자금 규모는 6천억~4조3천억원으로 추산된다고 설명했다. MSCI 신흥지수 추종 자금 규모는 250조원(패시브 펀드)~1900조원(패시브+액티브 펀드)으로 추정된다.
정은보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왼쪽에서 두 번째)이 21일 오전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MSCI 정기 지수조정 결과와 관련해 열린 주식시장 동향 점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 부위원장은 “실제 중국A주가 신흥국 지수에 반영되는 것은 1년 후인 2018년 6월부터이고, 이미 올해 초부터 중국A주 편입이 시장에서 상당 부분 예상됐다”고 말했다. 그는 “신흥국에 투자하는 글로벌 펀드 규모의 증가 추세와 국내 증시에 대한 외국인 투자자금의 순유입 규모 등에 비춰 볼 때 MSCI 신흥국 지수 내 한국물 비중 감소로 외국인 투자자금이 급격히 유출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내다봤다.
금융위는 신흥국을 중심으로 한 세계 경제 회복세, 미국 금리 인상에 따른 채권시장 약세등으로 올해부터 글로벌 자금이 채권에서 주식으로, 선진국에서 신흥국으로 각각 유입되며 신흥국에 투자하는 펀드 규모가 확대되는 추세라고 밝혔다. 실제로 국내 외국인 투자자금 순유입 규모는 지난해 12조원이었고, 올 들어서도 5월까지 9조원에 달했다.
금융위는 한국이 MSCI 선진시장 지수 편입을 위한 관찰 대상국 명단에 또다시 이름을 올리지 못한 데 대해서는 “시장 매력도를 증진하는 정책적 노력을 지속 추진하면서 MSCI와 계속 협의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금융위는 MSCI측이 요구하는 역외 원화시장 개설은 수용이 어렵다고 밝혔다. 정 부위원장은 “소규모 개방경제이고, 수출입 비중이 높은 한국 경제의 특성상 외환시장 안정성이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외환관리 체계를 근본적으로 바꾸는 역외 외환거래 허용을 단기적으로 추진하기는 곤란하다”고 말했다.
이춘재 기자
cjlee@hani.co.kr
◎ Weconomy 홈페이지 바로가기: https://www.hani.co.kr/arti/economy◎ Weconomy 페이스북 바로가기: https://www.facebook.com/econohan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