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구 금융위원장은 14일 기자간담회를 열어 하나금융 채용 비리 의혹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최 위원장은 “단순한 추천이 관행이었더라도 분명히 잘못된 것”이라고 말했다. <한겨레> 자료사진
“(은행권 고위 임원 추천으로) 서류 전형을 통과시키는 관행도 분명히 잘못된 것이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1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최근 불거진 하나은행 채용비리 의혹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전날 국회 정무위원회에 출석해 “하나은행 채용 과정에 대해 철저하게 사실 확인을 하겠다. 감독기관의 권위를 바로 세우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한 데 이어, 연이틀 최흥식 금융감독원장의 사임으로 이어진 하나은행 채용비리 문제를 입에 올린 것이다.
최흥식 원장은 2013년 하나금융지주 사장으로 일할 당시 하나은행 신입사원 공개채용에 응시한 대학 동기 아들의 이름을 인사 담당 임원에 전달한 사실이 최근 드러나자 사표를 던졌다. 청와대는 13일 최 원장의 사표를 수리했다. 금감원은 지난 13일 20여명으로 구성된 특별검사단을 꾸려 하나금융을 상대로 채용비리 의혹 조사에 착수했다.
최 위원장은 또 “어디까지 문제 삼을지는 검사를 해봐야 판단할 수 있을 것 같다. 검사 대상은 일단 2013년 하나은행 채용 비리로 다른 연도나 다른 은행으로 (검사를) 확대할지 여부는 결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최 원장 의혹부터 살펴보면서 새로 드러나는 의혹의 성격과 규모에 따라 검사를 순차적으로 확대한다는 뜻이다. 금감원 핵심 관계자는 “일단 다음달 2일까지를 검사 기간으로 잡았으나 상황에 따라 더 연장될 수 있다. 채용 비리 행위가 발견되면 관련 자료 일체를 검찰에 넘길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하나금융노조는 14일 하나금융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의 채용비리 의혹을 제기했다. 김 회장의 조카가 2004년 하나은행에 계약직으로 입사한 뒤 이듬해 정규직으로 전환됐고, 2006년엔 김 회장의 동생이 하나은행 행우회 자회사인 두레시닝 부산사업소로 입사해 정년이 지난 현재까지 근무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노조는 “김 회장 가족들이 채용되는 과정에서 비리가 없었는지 여부도 철저히 조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대해 하나금융 쪽은 보도자료를 내어, “두 사람(김 회장의 동생과 조카)이 입사할 때 김 회장은 인사 담당도 아니었고 두 사람 모두 정상적인 채용 절차를 거쳤다”고 밝혔다.
김경락 박수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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