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금융감독원 앞에서 주요국 금리 연계 파생결합상품(DLF) 피해자 등이 상품을 판매한 우리은행과 케이이비(KEB)하나은행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주요국 금리 연계 파생결합상품(DLF)의 대규모 손실사태와 관련해 우리은행이 일선 영업전략을 좌우하는 핵심성과지표(KPI)에서 투자상품 판매 수익 등 비이자이익 성과를 별도 항목으로 측정하던 제도를 폐지하기로 했다. 이는 최근 금융위원회가 투자자 보호 제도 개선방안을 마련한 데 따른 후속 조처다. 우리은행의 독일 국채금리 연계 디엘에프는 19일 만기를 맞는 마지막 상품 2건이 7.1~22.7%의 손실을 내는 것으로 마무리됐다. 이로써 전체 판매금액 1255억원 중 9%에 해당하는 113억원만이 원금을 보전하고, 전체적으론 원금 손실률이 44%에 이른 것으로 집계됐다.
18일 우리은행은 보도자료를 내어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 겸 우리은행장이 전국 은행 영업본부장 회의를 소집해 고객 중심으로 성과지표를 전면 개편하는 혁신방안을 선언했다”고 밝혔다.
실적을 1천점 만점으로 점수화하는 성과지표 개편안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대출상품 판매 등 이자이익과 투자상품 판매 등 비이자이익을 별도로 분리해 성과를 측정하던 것을 통합 수익성 평가로 바꾼 것이다. 성과지표 평가 전체 항목은 23개에서 10개로 단순화했다. 또 은행 본사가 반기별로 성과지표 목표를 부여한 뒤 영업본부가 달성 진도를 점검해왔으나, 내년부터는 목표 부여 단위를 연간으로 늘려 단기 수익성 압박을 완화하기로 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손 행장이 상품별로 본사에서 영업점에 목표를 배분하고 실적을 독려하기보다는, 본사 부서가 영업점과 고객의 선택을 받을 만한 상품과 서비스 개발 경쟁을 해야 한다고 했다”며 “본사 차원의 프로모션 등은 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독일 국채금리 연계 디엘에프는 최근 글로벌 금리 반등세로 지난 12일 만기 상품 1건이 수익을 내기도 했으나, 19일 만기를 맞는 85억원 규모의 펀드와 107억원 규모의 펀드 2건은 앞서 사례보다 금리가 더 떨어지면서 최종 원금 손실이 확정됐다. 이번 사태로 투자자들은 전체 투자원금 1255억원 중 550여억원을 잃고, 700억원 정도만 손에 쥐게 됐다.
정세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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