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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금융·증권

사모펀드, 현금화 어려운 자산 절반 넘어

등록 2020-01-29 18:15수정 2020-01-30 02:33

개방형펀드 환매 리스크 관리 시급
금감원, 알펜루트 자산건전성 점검
※ 이미지를 누르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사모펀드 설정액 가운데 현금화가 어려운 비유동성 자산을 담은 규모가 지난해 처음으로 절반을 넘어서 리스크 관리 강화가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송홍선 자본시장연구원 펀드·연금실장이 29일 ‘자본시장 전망과 정책방향’ 세미나에서 발표한 자료를 보면, 사모펀드 전체 설정액에서 부동산과 실물 등 비유동성자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53.7%에 달했다. 2008년 13% 수준이던 비유동성 사모펀드 비중은 2012년 30%대를 넘어선 이후 수년간 정체되다 규제가 풀리기 시작한 2015년 이후 가파르게 증가했다. 송 실장은 “최근 세계적으로 사모펀드의 유동성 리스크에 대한 규제가 강화하는 추세”라며 “특히 국내에서는 유동성 관리에 실패한 개방형펀드에 대한 규제감독 정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영국의 경우 비유동성 개방형펀드를 개인에게 판매할 때는 반드시 유동성 위험을 공개하고 투자설명서에 위험관리 방법을 명시해야 한다. 영국 금융감독청(FCA)은 개방형 펀드가 유동성 스트레스테스트를 통과하지 못할 경우 즉각 판매를 중단시킨다.

알펜루트자산운용이 전날 환매를 중단한 1108억원 규모의 3개 펀드는 모두 개방형이다. 이를 포함해 추가 환매연기 가능성이 있는 개방형펀드 규모는 전체 운용자산의 20%에 달한다. 지난해 11월 말 기준 이 운용사가 개인에게 판매한 펀드 잔액은 전체 펀드 판매액의 절반이 넘는다. 금융감독원은 이날 알펜루트운용의 펀드 환매중단이 증권사들의 대출회수 외에 자산 건전성 등 다른 사유도 작용했는지 파악에 나섰다. 이를 위해 펀드가 투자한 자산과 개인투자자 현황 등의 자료 제출을 요청했다. 알펜루트운용은 지난해 10월 환매중단 사태가 벌어진 라임자산운용과는 투자자산이 다르다는 점을 강조한다. 개방형펀드에 담은 사모사채나 메자닌(주식연계사채) 비중은 7% 이하이며 무역금융 등의 상품은 전혀 보유하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한편 증권사들은 알펜루트운용 외 다른 사모 운용사 펀드에서 당장 대출자금을 회수할 계획은 없다는 의사를 금감원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광덕 선임기자 kdh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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