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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금융·증권

산업은행 “HMM 전환사채 3천억원 주식 전환할 것”

등록 2021-06-14 17:24수정 2021-06-14 17:32

이동걸 회장 “지분 매각은 정부와 협의해 결정”
“쌍용차 자구안, 투자자 관점에서 볼 때는 부족”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이 14일 온라인 브리핑에서 주요 현안에 대한 입장을 얘기하고 있다. 산업은행 제공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이 14일 온라인 브리핑에서 주요 현안에 대한 입장을 얘기하고 있다. 산업은행 제공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이 산은이 보유중인 에이치엠엠(HMM)의 전환사채(CB) 3천억원어치를 주식으로 전환하겠다고 밝혔다. 지분 매각은 정부와 협의해 시기와 방식 등을 결정하겠다고 했다. 회생 절차 중 인수·합병을 추진하는 쌍용자동차의 자구안에 대해선 “투자자 관점에서 볼 때는 부족하다”고 평가했다.

이 회장은 14일 개최한 온라인 브리핑에서 “에이치엠엠 전환사채를 주식으로 전환하면 당연히 이익인데 이익 기회를 포기하면 배임이다. 전환 안 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산은은 이달 30일 만기가 도래하는 에이치엠엠 전환사채를 3천억원어치 보유하고 있다. 전환가는 5천원으로, 최대 6천만주를 전환할 수 있다. 이날 기준 에이치엠엠 주가는 4만6250원으로 총 2조4천억원가량의 미실현 이익이 생긴다.

이 회장은 주식 전환 뒤 주가 폭락 등 변동 우려에 “합리적인 투자자라면 산업은행이 (주식으로) 전환할 수밖에 없는 것을 알고 그 가격이 시장가격에 포함돼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우리 주식시장이 효율적 시장이 아니라면 내일 (에이치엠엠 주가가) 폭락할 수도 있는데 균형가격으로 찾아간다는 얘기여서 받아들여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주식 전환 뒤 지분 매각 시점에 관해 이 회장은 “일부만 팔지 전체를 팔지, 이참에 민간에 완전히 넘길지는 다양한 고려 요소가 있다”며 “매각 여부는 시장과 회사 상황, 정책적 판단이 필요하므로 해양진흥공사 등 유관기관과 협의해 종합적으로 검토할 사항”이라고 말했다.

회생절차 진행 중 인수·합병 추진을 위해 쌍용자동차 노사가 내놓은 자구안에 대해 이 회장은 투자자 입장에서 볼 때 부족하다고 평가했다. 이 회장은 “컨설팅하는 기분으로 말씀드리면, 투자자 입장에서 만족스러운지는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2년 무급휴직을 한다지만 제가 투자자라면 ‘2년 안에 회사가 정상화할까, 2년 뒤 인건비가 올라갈텐데’ 고민할 것”이라고 했다. 미지급 임금을 회생 종결 뒤 순차적으로 지급한다는 내용에 대해서도 “투자자 입장에서는 ‘돈을 벌 참에 옛날 부실 비용을 대란 말이냐’라고 생각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 회장은 산은의 추가 지원 여부에 관해 “경영능력을 갖춘 투자자를 유치하고, 지속가능한 사업 계획이 있어야 금융지원 검토가 가능하다”며 “지속가능한 사업계획이 없으면 누구도 쌍용차를 살릴 수 없고 그런 기업에 지원하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이어 “잠재적 인수 후보자가 언론에 다수 거론되지만 진정성 있는 후보자는 매우 귀한 것 같다”며 “인수·합병 성사를 위해 산업은행도 나름 노력하겠지만 쌍용차도 투자자 관점에서 많은 노력을 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 및 향후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에 대한 경영 감시를 위해, 이 회장은 강성부 케이시지아이(KCGI) 대표 등 대한항공의 주요 주주를 만나겠다고 말했다. 그는 “불필요한 경영권 분쟁이 아니라면 회사 감시·감독을 위해 모든 주주가 협조하는 게 바람직하다”며 “예전에 제가 강성부 대표 쪽에 인수·합병에 동참하라고 했지만 거절한 전력이 있는데, 어쨌든 반대 쪽과도 만나서 협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회장은 조원태 회장의 누나인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회장과의 만남도 검토하겠다고 했다.

이경미 기자 km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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