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은 최근 페이스북에서 이름을 바꾼 ‘메타플랫폼’ 소속의 사회관계망 서비스다. 두 서비스는 계정을 서로 연동할 수 있는 한울타리 안의 소셜미디어로, 메타플랫폼의 최고경영자 마크 저커버그가 지휘한다는 점을 공유하고 있지만 차이도 뚜렷하다.
무엇보다 페이스북은 텍스트 기반의, 인스타그램은 사진 기반의 소셜미디어라는 플랫폼 차원의 차이가 있지만, 이름 사용과 같은 이용자 계정 관리 방식에서도 구별된다. 페이스북은 기본적으로 사용자의 실제 이름을 사용해야 하며, 계정도 1개만 허용한다. 페이스북에서는 실명 계정 원칙을 어길 경우, 서비스 이용이 제한된다.
인스타그램은 실명 대신 각자 만든 아이디를 자유롭게 사용한다. 인스타그램은 “이름, 별명 또는 비즈니스 이름 등 알려진 이름을 사용하여 다른 사람들이 계정을 찾을 수 있도록 하라”고 안내하지만, 2주 동안 2번씩 이름을 바꿀 수 있다. 그런데 인스타그램은 1년 전부터 사용자들에게 프로필 메뉴에서 “새로운 계정을 만들어보라”는 팝업창을 띄워 ‘복수 계정’ 운영을 권하고 있다. 인스타그램에서 추가 계정을 만들면, 여러 계정이 연동돼 기존 계정을 로그아웃하지 않고 간편하게 ‘계정 전환’을 할 수 있다. 계정 이름을 기분에 따라 바꾸는 것에서 아예 카멜레온과 같은 변신을 권유하는 셈이다.
페이스북은 실명 사용을 꺼리는 사람들에도 예외없이 실명 인증을 요구해오다가, 성전환자와 동성애자 등 실명 사용을 하기 어려운 집단의 거센 반발에 부닥쳤다. 페이스북은 2015년 이들 집단에 공개 사과를 하고 일부 실명 인증을 완화하기도 했지만, 기본적 실명 요구 정책은 변함없이 유지됐다. 소셜미디어에서 실명을 사용할 때 신뢰도와 책임감을 높일 수 있다는 게 페이스북의 한결같은 설명이었다.
그런데 왜 마크 저커버그는 인스타그램에서는 이런 소셜미디어 서비스 정책을 저버렸을까? 전직 페이스북 직원 프랜시스 하우건의 내부고발 자료를 보도한 <월스트리트저널>은 최근 인스타그램의 복수 계정 원칙에 대해 ‘광고 수익 증대’ 목적 때문이라고 보도했다. 인스타그램이 갈수록 개인 브랜드를 위한 광고판 용도로 사용되는 현상으로 개인간 소통 기능이 줄어들자, 지인들간에 친밀한 소통을 위해 별도 계정을 운영하라는 게 복수 계정 권유의 배경이라는 것이다. 그래야 이에 맞춤한 광고 운영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미국 8개주 검찰은 지난달부터 인스타그램이 청소년에게 유해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은폐해왔다는 고발에 따라 관련 조사에 나선 상태다. 메타의 상반된 소셜미디어 운영정책은 이용자가 다양한 욕구를 지닌다는 것과 함께 소셜미디어의 기본적 운영원칙이 이용자를 이용한 돈벌이라는 것을 보여준다.
구본권 사람과디지털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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