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업체들이 기획한 핼러윈 이벤트가 이태원 참사로 대거 중단됐다. 사진은 넥슨에서 진행한 이벤트 이미지. 넥슨 제공
카카오와 주요 게임사들이 핼러윈을 맞아 준비한 마케팅 이벤트를 중단하거나 축소하기로 결정했다. 29일 밤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일대에서 발생한 참사로 핼러윈 이벤트를 유지할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카카오는 카카오톡 선물하기 기능에서 진행 중인 핼러윈 이벤트를 30일 조기 종료했다. 쇼핑하기 등 커머스 서비스에서도 핼러윈 관련 기획전이나 상품·콘텐츠 노출을 중단했다.
넥슨·넷마블·엔씨소프트 등 국내 게임사들도 핼러윈을 겨냥해 진행 중이던 이벤트를 조기 종료하겠다고 밝혔다. 게임사들은 하반기 주요 대목인 핼러윈 기간을 맞아 게임 아이템이나 경품권 등을 지급하거나, 게임 안에 별도 핼러윈 페이지나 아이템 등을 운영하는 행사를 진행해왔다.
엔씨소프트는 이날 오전 게임 페이지 등을 통해 리니지더블유(W)·리니지엠(M)·아이온 등 주요 게임을 대상으로 한 핼러윈 이벤트를 종료하겠다고 공지했다. 넥슨 역시 이날 오후 카트라이더 러쉬플러스 브이(V)4 , 테일즈위버 등 자사 게임들의 핼러윈 마케팅 활동을 중단하고, 각 게임별로 진행 중이던 이벤트도 중단 여부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넷마블도 세븐나이츠 레볼루션, 제2의 나라:크로스월드 등 주요 게임 내 핼러윈 이벤트를 종료하거나 축소하는 방향을 논의 중이다. 컴투스는 ‘컴투스 프로야구’ 핼러윈 이벤트를 종료했다.
익명을 요청한 게임 업계 관계자는 “경품 이벤트 행사는 즉시 중단할 수 있지만, 게임상에 이미 적용한 핼러윈 페이지나 아이템 등은 조정하는데 다소 시간이 걸린다”며 “핼러윈이 게임 업계에 몇 안 되는 대목이라 우려되는 점이 있지만, 애도 차원에서 (이벤트 중단에) 동참하려는 게 업계 분위기”라고 말했다.
게임 업계는 당초 핼러윈 기간을 시작으로 다음 달 17일에 열리는 ‘지스타 2022’까지 축제 분위기를 이어간다는 계획이었다. 코로나19 대유행에 따른 장기간 재택근무 등의 영향으로 신작 출시가 지연되면서 올해 상반기 실적 악화가 이어지던 상황에서 대형 이벤트를 계기로 반전을 모색하려는 의도였다.
옥기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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