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이에스(CES) 관람객들이 에스케이텔레콤 ‘한국형 도심항공교통 가상체험 프로그램’을 체험해보고 있다. 에스케이텔레콤 제공
‘붕’하고 부산역을 이륙하더니 금세 부산 앞바다였다. 다시 부산 영도다리 아래, 또 대형 선박 사이, 빌딩 사이 등을 비행하자 “와~” 하는 함성이 절로 나왔다. 4분 만에 부산역에서 동백섬에 도착하는 가상 비행은 실감나는 화면으로 재미를 선사하는 동시에 도심 교통 체증을 해결할 수 있는 대안처럼 느껴졌다.
에스케이텔레콤(SKT)이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 ‘시이에스(CES) 2023’에 전시한 한국형 도심항공교통(K-UAM) 가상체험 프로그램이다. 6일(현지시간) 실물 크기 전기수직이착륙기(eVTOL)에 올라 가상현실(VR) 헤드셋을 쓰고 가상 비행을 체험했다. 비행 동안 옆자리 승객들은 아슬아슬하게 곡예 비행을 할 때면 “무서워”를 연발하다 끝난 뒤엔 “금세 도착했네”라고 아쉬움을 표시했다.
김정훈 에스케이텔레콤 과장은 “가상 비행은 재미를 가미하려고 곡예비행을 한 측면이 있지만, 실제로는 안에서 통화하거나 서류를 살펴볼 수 있는 등 평이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에스케이텔레콤은 ‘넷 제로 기술’을 주제로 꾸려진 에스케이 계열사 공동 전시관에서 도심항공교통 체험 프로그램을 선보였다. 친환경 에너지로 도심을 가로질러 순식간에 이동할 수 있는 것은 물론이고, 도심 교통 체증을 줄여 탄소배출 감소에 기여할 수 있는 점을 내세웠다.
에스케이텔레콤은 도심항공교통 분야 선두기업 조비 에비에이션(Joby Aviation)과 손잡고 이 프로그램을 준비했다. 전기수직이착륙기는 조비 에비에이션이 만들고, 에스케이텔레콤은 이를 운용하는 플랫폼을 제공했다. 인공지능(AI) 반도체 사피온과 가상발전소(Virtual Power Plant) 기술이 사용됐다. 가성발전소는 가전기수직이착륙기 충전기다.
김정훈 과장은 “비행기는 보잉이 만들고 델타가 운항한다면, 도심항공교통은 조비 에비에이션이 전기수직이착륙기를 만들고 에스케이텔레콤이 운영하는 꼴”이라고 설명했다.
라스베이거스/이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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