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점 직원이 서빙로봇에 고객이 주문한 음식을 올려놓고 있다. 배민로봇 누리집 갈무리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심해진 구인난 등의 여파로 서빙로봇 활용 범위가 확대되고 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주로 식당에서 음식을 나르는 용도로 활용됐으나, 요즘은 골프연습장 같은 스포츠 시설과 쇼핑몰·놀이동산 등에서도 서빙로봇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삼성전자와 엘지(LG)전자는 물론 음식 배달 중개 플랫폼 배달의민족 운영사 우아한형제들도 서빙로봇 사업을 전담할 법인을 설립하는 등 시장 선점 경쟁에 나서고 있다.
우아한형제들은 1일 서빙로봇 사업을 벌이기 위해 별도 법인 ‘비로보틱스(B-ROBOTICS)’를 설립했다고 밝혔다. 비로보틱스는 우아한형제들의 100% 자회사다.
우아한형제들은 비로보틱스를 통해 우선 서빙로봇 임대업에 나설 계획이다. 주로 중국 등 국외에서 로봇을 들여와 사업장에 빌려주고 월 임대료를 받는 방식이다. 업장별 특성에 따라 로봇 운전 관련 소프트웨어를 구축하고, 로봇을 유지·보수하는 업무도 한다. 우아한형제들은 지난해 식당 기준으로 월 30만원짜리 로봇 임대 상품을 내놓아 큰 호응을 얻은 바 있다. 비로보틱스는 로봇 임대업을 넘어 향후 로봇 개발로 사업 영역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서빙로봇 시장은 최근 빠르게 성장하는 중이다. 로봇산업진흥원과 업계 설명을 종합하면, 지난해 상반기 기준 국내 서빙로봇 누적 공급 수는 5천대를 넘어섰다. 2021년 하반기부터 지난해 상반기 사이에 공급이 집중됐다. 우아한형제들은 지난해 6월 기준 3년의 사업 기간 동안 총 1200대의 서빙로봇을 보급했는데, 올 한해에만 목표치만도 1300대에 이른다.
이용자 만족도도 높다. 별도 직원 교육이 필요 없고, 비용 역시 인건비보다 훨씬 저렴하기 때문이다. 경기도 고양시에서 프랜차이즈 보쌈집을 운영하는 김아무개씨는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저녁시간 손님이 몰릴 때는 홀 직원을 2명을 써야 했지만, 로봇을 사용한 뒤부터는 1명만 쓰고 있다. 손님들도 신기해하고 로봇 작동 에러도 없어 잘 사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선 로봇 운행 과정에서 장애물을 피하거나 엘리베이터를 통한 이동 등이 가능할 정도로 소프트웨어 기술이 발달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로봇 운행에 공간적 제약이 줄면서 식당을 넘어 스크린골프장, 당구장, 피시(PC)방, 쇼핑몰까지 사용 범위가 넓어지고 있다.
다만, 국내 서빙로봇 산업에도 한계는 있다. 중국산이 저렴한 가격을 무기로 국내 서빙로봇 시장의 70% 이상을 점유하는 등 시장 잠식 우려가 큰 상황이다. 삼성전자와 엘지전자가 서비스 로봇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지만, 중국의 가격경쟁력을 뛰어넘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또한 현행 도로교통법상 자율주행 로봇은 자동차로 분류돼 실외에서는 사용에 제한이 있다. 서빙로봇 개발 및 상용화를 저해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옥기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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