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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IT

카카오-하이브 전면전…“모든 방안 강구” vs “경영 참여냐?”

등록 2023-02-27 17:11수정 2023-02-28 02:49

‘에스엠(SM) 인수전’을 둘러싼 하이브와 카카오테인먼트의 갈등이 격화되고 있다. 각사 누리집 갈무리
‘에스엠(SM) 인수전’을 둘러싼 하이브와 카카오테인먼트의 갈등이 격화되고 있다. 각사 누리집 갈무리

에스엠(SM)엔터테인먼트(이하 에스엠)를 둘러싼 카카오엔터테인먼트와 하이브의 공방이 격화하고 있다. 에스엠 1대 주주에 오른 하이브가 “주주가치를 훼손하는 계약”이라며 카카오엔터와 에스엠 간 협약을 부정하자, 카카오엔터가 “에스엠과의 협약 존속을 위해 모든 방안을 강구하겠다”는 강경한 입장으로 맞섰다.

김성수 카카오엔터 각자대표는 27일 “에스엠-카카오엔터-카카오가 함께 이뤄갈 비전을 담은 협약을 유리한 방향으로 왜곡해 불필요한 혼란을 야기한 하이브에 유감을 표한다”는 내용의 입장문을 발표했다. 김 대표는 입장문에서 “에스엠과의 협약 존속 자체를 위협하고 3사의 중장기 성장을 침해하는 상황을 더는 지켜볼 수 없다”며 “기존 전략의 전면 수정이 불가피하다고 판단하고 있으며, 카카오와 협의해 필요한 모든 방안을 적극 강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하이브는 즉각 “사업협력이란 모호한 입장보단 에스엠 경영 참여를 선언한 것인지를 명확히 밝혀라”고 맞받아쳤다. 하이브는 카카오엔터와 에스엠 간 계약 내용 중 사업협력·주식발행 계약에 카카오의 우선적 신주인수권을 명시한 조항, 아티스트 음반 및 음원 유통 등을 카카오엔터를 통하도록 한다는 조항 등이 주주 이익을 훼손한다며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업계에선 카카오가 에스엠과 협약을 존속시키기 위해 공개매수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하이브가 양사 간 협약을 부정하면서 ‘경영권 확보’가 아닌 ‘협약 존속을 위한 공개매수’라는 정당성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는 것이다. 카카오엔터는 최근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와 싱가포르 투자청의 투자를 받아 약 1조원 규모의 ‘실탄’을 확보한 상황이다.

다만, 자칫 공개매수 경쟁이 심화해 경영권 확보 경쟁으로 비칠 경우 카카오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도 있다. 에스엠과 카카오 간 신주인수·전환사채 계약의 당초 목적인 ‘사업적 협력’에 반할 경우, 이수만 전 에스엠 총괄 프로듀서가 제기한 가처분 신청 인용 가능성이 커지고, 경영권 인수를 위한 적대적 인수합병(M&A)라는 여론이 형성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런 위험을 들어, 카카오가 당분간은 에스엠 경영진이 우호 지분을 확보할 수 있도록 ‘후방 지원’을 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에스엠은 최근 2022∼2024년 별도 당기순이익 가운데 30% 이상을 주주에게 환원하겠다고 발표했다. 또 이사회 결의를 통해, 이수만 전 프로듀서에게 지급하기로 한 프로듀싱 인세 등을 아껴 635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해 소각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다음 달 말로 예정된 주주총회에서 치열한 표 대결이 예상되는 가운데, 일반주주 표를 끌어들이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옥기원 기자 o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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