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가 블로그 ‘모먼트’ 등에서 활동할 숏폼 크리에이터를 공식 모집한다. 네이버 제공
인스타그램 등 외국 빅테크 플랫폼들이 국내에서 이용자를 빠르게 늘려 가면서 ‘네카오’가 긴장하고 있다. 네이버와 카카오는 이용자들의 플랫폼 이탈을 막기 위해 ‘숏폼’(짧은 영상)과 실시간 소통 등 이용자들이 부담 없이 더 오래 플랫폼에 머무르도록 유인할 서비스들을 강화하며 견제에 나섰다.
네이버는 “블로그 ‘모먼트’와 쇼핑라이브 ‘숏클립’ 등 네이버 앱 내에 다양한 숏폼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다”며 “숏폼 서비스 ‘클립’에서 활동할 공식 크리에이터(창작자)를 오는 7월7일까지 모집한다”고 21일 밝혔다. 네이버는 이날 특허청에 ‘엔클립’(N Clip) 브랜드 상표권도 등록했다.
네이버는 숏폼 크리에이터 양성을 위해 ‘현금 지원’ 방침도 내놨다. 이번에 선정된 숏폼 크리에이터는 오는 8월부터 12월까지 매달 8개 이상의 세로형 숏폼 영상을 만드는 조건으로 다달이 15만원의 활동비를 네이버페이 포인트로 지원받는다. 가장 높은 조회 수를 기록한 우수 콘텐츠에는 최대 1천만원, 5개월간 총 영상 조회 수가 가장 높은 크리에이터에는 최대 3천만원 등 총 10억원 규모를 보상한다.
네이버는 지난달 말 포털 서비스를 개편하면서 검색 결과 상단에 숏폼 영상과 이미지 등 멀티미디어 콘텐츠를 우선 노출하기 시작했다. 네이버 제공
앞서 네이버는 지난달 말 포털 서비스를 개편하면서부터 검색 결과 상단에 숏폼 영상과 이미지 등 멀티미디어 콘텐츠를 우선 노출하기 시작했다. 네이버 관계자는 “네이버 생태계에서 활발히 활동하는 소상공인과 창작자들이 짧은 영상으로 더 많은 이용자와 긴밀하게 연결되고, 이용자들은 숏폼 콘텐츠와 함께 쇼핑, 블로그, 지도 등 네이버 서비스를 유기적으로 이용할 수 있게 될 걸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포털 다음 뉴스 댓글 서비스가 8일 실시간 채팅 방식의 ‘타임톡’ 서비스로 개편됐다. 카카오 제공
네이버가 인스타그램 ‘릴스’를 연상시키는 숏폼 서비스 강화에 나섰다면, 카카오는 실시간 소통 기능 강화에 나섰다. 카카오는 이달 초 포털 ‘다음’(DAUM)의 뉴스 댓글을 실시간 채팅 방식으로 변경하면서, 이름을 댓글 대신 ‘타임톡’으로 바꿨다. 뉴스 게재 시점으로부터 24시간 뒤에는 타임톡 창이 사라진다는 점에서 인스타그램의 ‘스토리’ 기능을 연상시킨다.
업계에선 네이버와 카카오가 이렇게 숏폼 콘텐츠 강화에 나선 배경에 대해 ”인스타그램을 비롯한 국외 콘텐츠 플랫폼들이 국내 이용자 수를 빠르게 늘려 가는 데 따른 불안감이 있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숏폼과 실시간 소통 기능 모두 이용자들이 비교적 부담 없이 오랜 시간 플랫폼에 머무르도록 한다는 점에서 인스타그램이 빠르게 몸집을 키운 ‘비결’로 꼽혀 왔다. 이용자들의 플랫폼 체류 시간은 광고 수익과도 직결된다.
앱·리테일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리테일·굿즈의 지난 4월 누리소통망(SNS) 앱 사용자 변화 조사 결과를 보면, 인스타그램은 전월 동기 대비 이용자를 가장 많이 늘린 앱으로 꼽혔다. 지난해 4월 1906만명이던 인스타그램 이용자 수는 올해 4월 2167만명으로 역대 최대 증가 폭을 기록했다. 와이즈앱은 “국내 스마트폰 이용자 5120만명 중 42%가 인스타그램 앱을 사용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반면 카카오스토리는 지난해 4월 937만명에서 올해 4월 817만명으로 120만명 줄어, 누리소통망 앱 중 이용자 감소 폭이 가장 컸다. 네이버 ‘밴드’ 이용자 수도 지난해 4월 2016만명에서 올해 4월 1944만명으로 72만명 줄었다.
정인선 기자
re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