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가 에스엔유(SNU) 팩트체크센터와 제휴해 뉴스홈에 제공해오던 ‘팩트체크’ 서비스. 2018년 1월29일에 시작한 서비스는 2023년 9월26일에 중단될 예정이다. 누리집 갈무리
네이버가 지난 5년 8개월 동안 서울대 팩트체크센터와 제휴해 온라인 포털 네이버의 뉴스홈에 제공했던 ‘팩트체크’ 서비스를 26일부터 중단하기로 했다. 여당인 국민의힘이 ‘좌편향’이라 공격하던 팩트체크 서비스를 네이버가 중단하기로 결정하자, ‘에스엔유(SNU) 팩트체크센터 제휴사 팩트체커 일동’은 “네이버의 이같은 결정에 분노와 탄식을 금할 수 없다”고 했다.
팩트체커 일동은 25일 입장문을 내어 “가짜뉴스가 논란이 될수록 팩트체크의 역할이 절실한데 네이버가 성공적으로 유지되어 온 팩트체크 코너를 중지하겠다는 결정을 내린 이유는 무엇인가”라고 한 뒤 “네이버의 일방적인 서비스 종료는 공익을 위해 언론사와 플랫폼이 함께 만들어온 사회적 산물을 파괴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32개 제휴 언론사들은 매체의 종류나 이념적 성향을 가리지 않고 망라돼 있으며 지금까지 4700개가 넘는 팩트체크 기사를 생산했다”며 “숱한 정치적 오해와 공격을 버텨내며 저널리즘의 중심을 잡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우리는 보수를 지향하지도, 진보를 지향하지도 않는다”고 밝혔다.
네이버 팩트체크 서비스는 그동안 서울대 팩트체크센터와 조선·중앙 등 15개 일간지, 한국방송(KBS) 등 8개 방송사가 포함된 32개 언론사가 제휴해 꾸려왔다. 그러나 팩트체크가 필요한 발언이나 뉴스의 진위를 신속하게 밝혔던 이 서비스는 윤석열 정부와 여당의 공격을 받아왔다. 지난 1월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박성중 의원은 국민의힘 원내대책회의에서 “에스엔유 팩트체크센터는 네이버를 사용하는 국민으로 하여금 윤석열 정부와 국민의힘 등 보수 진영의 발언이 대부분 가짜뉴스라는 인식을 갖게끔 지극히 편향적으로 운영되고 있었다”고 주장한 바 있다.
네이버는 앞서 지난 8월말부터 에스엔유 팩트체크센터와 한국언론학회를 통한 팩트체크 언론사 재정 지원도 모두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네이버는 ‘다른 방식’의 팩트체크 서비스를 내놓는다는 설명이다. 네이버 홍보실 관계자는 “에스엔유 팩트체크센터와 계약이 종료됐고, 계약만료는 사업적인 측면에서 내린 결정으로 보다 자세한 내용은 공개할 수 없다. 네이버 뉴스는 각 언론사에서 생성한 양질의 팩트체크 기사를 모아볼 수 있는 페이지를 26일부터 운영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임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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