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회찬 진보신당 대표가 지난 2월23일 서울 리더스플루트오케스트라 모임에서 아이폰의 오카리나 앱을 실행해 슈베르트의 를 연주하고 있다. 오른쪽은 아이폰에서 오카리나 앱을 실행한 화면으로, 오른쪽 아래 마이크로 바람을 불어넣으면서 보라색 ‘구멍’을 누르는 운지법에 따라 음이 달라진다.
[앱평⑧] 아이폰 음악 앱
들리는 음악에 갖다 대면 제목, 가수, 가사까지 떠
악기 골라 연주…국내선 아이튠스로 곡 구매 안돼
들리는 음악에 갖다 대면 제목, 가수, 가사까지 떠
악기 골라 연주…국내선 아이튠스로 곡 구매 안돼
아이폰 이용자들은 아이폰에 음악을 담아 듣고, 피아노, 바이올린, 오카리나 등 악기 앱을 실행시켜 ‘연주’하기도 한다. 길 가다 들리는 음악이 궁금해서 아이폰을 갖다대면 제목과 가수, 가사가 뜨고, 전세계 아이폰 이용자들과 더불어 합창을 녹음한다. 벨소리나 통화연결음을 내려받는데 그쳤던 과거 국내 휴대전화 이용 문화와는 달리, 디지털음악기기로서의 기능이 한층 발전한 느낌이다.
애플이 아이폰을 내놓으며 스마트폰 시장의 판도를 바꿔놓은 건 2007년이었다. 그 전까지만 해도 애플의 주력은 매킨토시 피시(PC)와 휴대용 디지털음악기기인 아이팟, 그리고 음원시장인 아이튠스였다. 특히 아이팟과 아이튠스의 절묘한 궁합은 미국 사회에 ‘디지털음악=아이튠스에서 내려받은 음악을 아이팟에서 듣는 것’이란 등식을 만들어내며 애플을 미국 ‘최대 음악판매사’ 자리에 올려놨다.
많은 미국 언론은 아이폰 출시 때마저 “아이팟에 휴대전화 기능을 결합시켰다”고 묘사하며 디지털음악기기로서의 성능에 주목했다. 지금 돌이켜보면 혜안이 아쉽기도 하지만, 그만큼 아이폰이 디지털음악기기로서 시장의 검증을 거친 것도 사실이었다. 아이폰의 음악 관련 앱이 매우 다양하고 숫적으로도 방대한 현실도 이런 배경과 무관하지 않다. 나아가 안드로이드, 윈도모바일, 심비안 등 종류를 막론하고 음악은 스마트폰의 핵심적인 사양으로 자리잡았다.
그럼 아이폰으로 음악을 즐기는 법을 크게 듣기, 부르기, 만들기로 나눠서 살펴보자.
■ 듣기 디지털음악기기로서의 아이폰은 사실 아이튠스에 최적화했다고 봐야 한다. 예컨대 아이튠스에서 음악을 구입하면, 피시든 아이폰이든 관계없이 해당 음악을 소비할 수 있다. 아이튠스 계정에 따라 운영되는 애플식 ‘동기화’의 구조다. 국내에선 아직 어렵다. 국내 아이튠스는 아직 완전히 개방되지 않아 음악 구매가 불가능하다.
대신 음악 실시간 전송 및 재생(스트리밍) 서비스인 벅스, 엠넷, 소리바다 등이 앱을 출시해 이용자들의 환영을 받아왔다. 지금은 그나마 애플 쪽에서 결제 방식을 문제삼아 신규 구입을 차단한 상태다. 같은 형태 서비스 가운데선 유일하게 케이티(KT)뮤직의 ‘도시락’만 설치가 가능하다. 그렇다고 도시락은 앞으로 문제가 없을지, 업계 관측대로 아이튠스가 국내 서비스를 개시할지, 또는 다른 국내 스트리밍 서비스도 도시락처럼 재개하게 될지 모두 기약이 없다. 지금으로선 엠피3 플레이어 다루듯 ‘수동’으로 입력하는 게 최선일 수 있다.
‘사운드하운드’(Soundhound)나 ‘샤잠’(Shazam)은 음원을 이용한 음악 검색 서비스다. 길을 걷다가, 또는 카페에서 차를 마시다가 ‘이 노래 어디서 들어본 것 같은데’라는 생각이 들 때, 이 앱을 실행하고 아이폰을 들이대면 검색 결과엔 노래 제목과 가수, 운이 좋으면 가사까지 나오기도 한다.
■ 부르기전화기의 기본은 수화기와 송화기다. 송화기는 마이크고 수화기는 스피커다. 마이크와 스피커가 있다면, 노래방이 안 될 리 없다. 아이폰 앱 ‘질러송’(ziller song)을 내려받으면 아이폰은 노래방으로 변신한다. 제목 검색, 가수 검색, 곡 예약 등 노래방 용어도 대거 등장한다. 무료버전에선 첫 1분까지만, 월 2000원을 내면 피시에서든 아이폰에서든 모든 노래를 온전히 부를 수 있다. 녹음도 된다. 다만 왜 반주 없이 노랫소리만 녹음되는 게 아쉽다.
‘글리’(Glee) 앱은 여기서 한발 나아가 모든 이용자를 합창으로 불러들인다. 앱을 실행하면 △듣기(listen) △함께하기(join) △부르기(sing) △공유하기(share) 가 뜬다. ‘듣기’를 누르면 지구 어디에선가 누군가 녹음한 노래를 들을 수 있다. 노래한 이의 위치는 지구본 위에 표시된다. ‘함께하기’를 실행하면, 다른 사람이 부른 노래를 같이 불러 녹음할 수 있다. ‘부르기’로 내가 먼저 노래를 시작해, 다른 이들이 참여하도록 할 수 있다. ‘공유하기’를 누르면 페이스북, 트위터 등으로 연결된다. <글리>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미국에서 인기몰이 중인 뮤지컬드라마 제목이다. 노래는 드라마에 등장한 노래들로 주인공과 합창할 수도 있으며, 노랫소리엔 자동으로 화음이 합쳐진다.
■ 만들기 아이폰을 악기로 만드는 앱은 무수히 많다. 아이폰 화면에 건반이 뜨면 피아노가 되고, 바이올린 줄이 뜨면 바이올린으로 변한다. 콩가(작은 북)가 나오면 앙증맞은 북소리가 나고, 화면에 그려진 구멍을 운지법에 따라 잘 막으며 마이크를 불면 오카리나(도자기 피리)도 된다. 메트로놈이 돼서 박자를 맞춰주거나 튜너가 돼서 음을 맞출 수도 있고, 현악기의 코드 운지법 교범이 될 수도 있다. 경우에 따라 녹음이나 공유 기능을 제공하는 앱도 있다.
일정 수준의 음악적 장치를 제공해주고, 그 안에서 연주를 즐기도록 하는 앱도 있다. ‘비트웨이브’(Beatwave)는 화면 위로 모눈을 그려 가로는 박자, 세로는 음정을 나타낸다. 서로 다른 소리를 겹치도록 만들면서 박자만 잘 맞추면 ‘나만의 음악’이 완성된다. ‘잼블’(Jamble)은 팝에서 흔히 접하는 비트와 추임새, 코러스 등을 ‘터치’ 한 번으로 쉽게 배합하며 음악을 재미있게 접할 수 있도록 한다. ‘사운드롭’(soundrop)은 꾸준히 떨어지는 물방울이 주변에 반사돼 소리를 내면 어떨지를 상상하며 음악을 만드는 앱이다.
김외현 기자 oscar@hani.co.kr
아이폰 앱 아이콩가스(iCongas)와 멀티피아노(Multipiano)
마돈나의 음악을 틀어놓고 아이폰 앱 사운드하운드(Soundhound)를 실행해 스피커에 갖다대자 제목과 가수를 자동으로 검색해 제시했다. 검색결과에서 가수를 누르면 자세한 설명이 나온다.
아이폰 앱 글리(Glee)
비트웨이브(Beatwave)는 화면을 모눈으로 쪼개 박자와 음정을 표시토록 했다. 기본적으로 4개의 서로 다른 음색으로 ‘비트’를 구성할 수 있으며, 유료로 추가소리 등을 구입할 수 있다. 왼쪽은 팝에서 흔히 접하는 비트·추임새 등을 배합해 음악을 만들도록 한 잼블(Jamb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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