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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IT

스마트카 시대 주도권 누가?…‘내비’ 업계 귀향길 전쟁

등록 2016-09-12 07:56수정 2016-09-12 08:11

민족대이동 ‘내비’ 품질 승부처
추석 극성수기 기능 차별화 경쟁
사용자 많으면 정보 더 정확해져

스마트폰 무료앱이 대세 자리잡아
업계 1위 T맵도 7월에 무료대열로
당장 매출보다 미래 인프라 경쟁
자율주행·스마트카 시장 선점 노려

뽀로로·VJ특공대 성우 등이 길안내
사용자 취향따라 목소리 경쟁도 치열

“곧이어 묻지도 따지지도 말고 좌회전, 그다음 우회전 되시겠다.” <브이제이(VJ)특공대> 목소리로 잘 알려진 성우가 방송 내레이션을 하듯 길안내를 한다. 친구가 카카오톡으로 보내준 ‘#백종원의 3대 천왕’ 태그를 실행하니 내비게이션 안에 방송에 소개된 추천 맛집 66곳이 표시된다.

목적지까지 정확하게 안내만 하면 됐던 1세대 내비게이션, 교통정보를 반영해 빠른 길을 안내하는 2세대 내비게이션을 지나 이제는 온라인 전자지도를 바탕으로 실시간 서비스를 제공하는 3세대 내비게이션 시대다. ‘무료 내비게이션 애플리케이션’이 일반화되면서 서비스 간 경쟁은 나날이 치열해지고 있다.

그렇다면 이번 추석, 귀향길 안내 경쟁의 승자는 누구일까? 1년 중 가장 많은 이들이 내비게이션을 켜는 ‘민족대이동’ 시기를 앞두고 내비게이션 업체들이 준비 태세를 갖추고 있다. 트래픽이 몰릴 것을 대비한 서버 관리는 기본, 다른 내비게이션과 차별화된 서비스를 위해 품질 향상에도 분주한 현장을 찾았다.

■ 사용자 많을수록 정교해진다

“재작년 추석 때 생각하면 정말 아찔하죠. 평소보다 트래픽이 4배 몰려 4시간 동안 서버가 마비됐었어요. ‘김기사’ 시절이죠. 카카오에 인수된 뒤에서는 서버가 탄탄해졌지만 그래도 추석을 대비해 서버를 2배 증설했고 긴급 대응 준비도 마쳤습니다.” 신명진 카카오내비팀 기술이사의 말이다.

‘극성수기’를 앞두고 기능 업그레이드 등 품질 향상에도 여념이 없다. 이용자들이 가장 원하는 것은 정확하고 빠른 길안내, 그리고 최적화된 서비스다. 최근 내비게이션 업체들은 사용자의 정보를 활용해 다시 사용자에게 도움을 주는 방식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지도 위에 선 보이죠? 갑자기 사용자들이 길이 아닌 곳으로 이동하는 신호가 포착됐어요. 위치정보를 분석하고 현장에 나가보니 길이 새로 뚫렸더라고요. 이렇게 사용자들의 위치정보, 이동 속도 등을 수집해 빅데이터 분석을 하고 그 결과를 다시 지도에 반영해 정확도를 높입니다. 그래서 사용자가 많은 내비게이션일수록 정확도가 더 높아지지요.”

6일 경기도 카카오 판교사무소에서 만난 신명진 카카오내비팀 기술이사가 사용자 위치정보 데이터가 표시된 지도를 내보이며 설명했다. 카카오내비뿐 아니라 티맵 등 대부분의 내비게이션 애플리케이션들은 이용자 위치정보를 통해 품질을 높이고 있다. 이용자의 개인정보가 제외된 궤적들이 서버로 올라오고 이것이 바로 실시간 교통정보가 된다.

사용자들의 위치정보를 통해 ‘이상한 흐름’이 포착되면 현장에 가서 길의 변화 등을 살펴보는 것은 360도 카메라가 달린 ‘로드뷰 차량’의 업무다. 6일 탑승한 카카오내비 로드뷰 차량 안에는 각종 모니터와 고정밀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이 들어차 있었다.

“2008년만 해도 종이 지도를 들고 차량을 운행하며 사진을 촬영했어요. 이제 로드뷰 차량도 3세대쯤으로 진화한 것 같습니다. 이 고정밀 위성위치확인시스템은 센티미터(㎝) 단위까지 정밀하게 잡아내죠. 이런 차량을 수시로 운행하면서 전자지도의 정확도를 높입니다.” 김성택 카카오 융합기술셀장이 설명했다.

카카오택시와도 결합한 카카오내비는 아파트 단지 내 콜택시 호출이 늘면서 아파트 단지 내 길안내가 정교해지고 있다고 한다. 사용자의 요구와 동선 등은 이제 내비게이션 품질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내비게이션 서비스에 사용자 수가 품질 그 자체를 의미하게 된 셈이다.

실시간 교통정보를 반영해 새로운 경로를 탐색하는 주기는 업체마다 조금씩 다르다. 카카오내비는 1분마다 실시간 교통정보를 반영해 ‘가장 빠른 길’을 찾는 데 주력한다. 사용자 수 기준 업계 1위인 에스케이티(SKT) 티(T)맵의 경우에는 5분마다 경로 탐색을 한다. “너무 빠른 경로 변경으로 인한 사용자 불편을 막기 위함”이라는 설명이다.

■ 티맵도 ‘무료 앱’ 가세…스마트폰 내비가 대세

스마트폰이 출시되고 데이터 사용료가 낮아지면서, 국내 내비게이션 시장은 이제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중심으로 완전히 바뀌어가고 있다. <한겨레>가 9월1~7일 벌인 내비게이션 사용 실태 온라인 설문에서도 “운전할 때 스마트폰을 켜고 내비게이션 앱을 쓴다”는 응답이 압도적(70%)이었다.

지난 7월 에스케이티가 사용자 수 기준 업계 1위 내비게이션인 티맵을 무료 애플리케이션으로 전환하면서 ‘길안내 시장’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졌다. 그보다 앞선 2월 케이티(KT)와 엘지유플러스(LGU+)가 ‘아이나비’로 유명한 팅크웨어와 손잡고 ‘올레 아이나비’와 ‘유(U)내비’를 출시했다.

인터넷 기업들의 공격도 만만치 않다. 카카오는 2015년 모바일 내비게이션 ‘김기사’ 운영사인 록앤올을 인수해 지난 2월 ‘카카오내비’를 출시했다. 네이버도 지난해 말 이용자 수가 1000만명에 달하는 네이버 지도 앱 안에 내비게이션 기능을 탑재하며 본격적으로 내비 시장에 진입했다.

내비게이션 전문 업체들도 일찌감치 무료 앱 시장에 뛰어들었다. 내비게이션 단말기와 소프트웨어를 전문적으로 개발하던 현대엠엔소프트는 이미 2014년 ‘맵피’를 무료 애플리케이션으로 출시했다. 자체 개발한 전자지도 데이터 등 기술력을 확보한 중소기업인 맵퍼스도 2013년 10월부터 애플리케이션 ‘아틀란3D’를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업계 추산 내비게이션 전체 시장의 월간 실질 이용자는 1400만명 수준이다. 티맵의 지난달 실질 사용자 수가 870만명이다. 에스케이티는 “7월19일 무료 전환 이후 8월 한달 동안 다른 이동통신사 고객 92만명이 티맵을 사용했다”고 밝혔다. 카카오내비의 가입자 수는 740만명, 한달 실제 사용자 수는 350만명 수준이다. 올레 아이나비의 한달 실제 이용자 수는 300만명 수준이다.

무료 애플리케이션을 운영할 경우 매출은 발생할까? 카카오내비의 경우 광고도 삽입하지 않아 매출에 거의 기여하지 않는다. 내비게이션 전문가들은 이 분야가 하나의 상품이 아닌 ‘인프라’라고 입을 모은다. 맵피를 운영하는 현대엠엔소프트는 지난해 사업보고서를 통해 “세계 유수의 완성차업체들은 자체 플랫폼을 개발하거나 애플 카플레이(CarPlay), 구글 안드로이드오토(Android Auto) 등과 자율주행을 위한 운전자보조시스템을 개발 중”이라며 “차량 산업과 정보기술(IT)의 융합 추세는 가속화되고 있으며 고정밀지도를 기반으로 한 내비게이션 지도는 기존의 경로 탐색 기능을 뛰어넘어 스마트카 구현을 위한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 뽀로로가 길안내?…내비 목소리도 경쟁력♣]

빠른 길안내만큼 내비게이션 업체들이 신경쓰는 부분은 시각적, 청각적 장치다. 특히 운전 중이라 계속 들여다볼 수 없는 내비게이션 특성상 명확하면서도 즐거운 음성을 들려주기 위해 업체들이 공을 들이고 있다.

티맵은 지난해 ‘티맵 복면가왕’ 콘테스트를 통해 사용자에게 가장 인기있는 목소리의 성우를 선정해 음성을 녹음했다. 네이버 내비는 ‘운행에 필요한 정보만을 깔끔하게 안내한다’는 게 원칙이다. 올레 아이나비는 발랄한 음성이 기본이며 아틀란은 운전자가 내비게이션의 음성을 항상 다 듣지는 못한다는 가정하에 단어를 끊어 읽어서 안내한다고 한다.

카카오내비는 현재 뽀로로 길안내, 폴리 길안내, 사투리 길안내 등 22가지 음성을 제공하고 있다. 신명진 카카오내비팀 기술이사는 “처음 김기사를 만들던 때에 기계음을 넣지 않고 모든 음성을 육성으로 녹음하려고 성우를 고용했다가 성우가 힘들다며 잠적한 적도 있다”고 말했다. 또 “뽀로로 목소리 녹음을 하고 싶은데 예산이 없어 성대모사를 할 수 있다는 성우 목소리로 녹음을 마쳤는데 당시 아이가 듣더니 ‘아빠 이거 뽀로로 아니잖아요’라고 해서 폐기한 적도 있다”고 말했다. 김기사는 카카오에 인수된 뒤 진짜 뽀로로 성우의 목소리로 음성을 녹음했다.

내비게이션의 부가 기능도 풍성해지고 있다. 카카오내비는 사용자 방문 기록을 분석해 ‘진짜 맛집’ 리스트를 제공하고 있다. 또 주요 위치 정보를 태그로 묶어 사용자끼리 나눌 수도 있다. 맵퍼스의 아틀란은 내비게이션 단말기와 스마트폰이 테더링(tethering·모바일 중계 인터넷 접속)돼 실시간 정보를 받을 수 있다. 티맵의 ‘언제 갈까’ 기능은 고향까지 시간이 가장 조금 걸리는 시간대를 추천해줘서 추석에 활용해볼 만하다.

임지선 기자 sun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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