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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IT

뉴스 요약봇과 무한정보시대 인간 능력

등록 2017-12-10 17:02수정 2017-12-10 20:14

[구본권의 스마트 돋보기]
기사가 좀 길다 싶으면 댓글이 대개 우호적이지 않다. 기자는 사안의 복잡성을 드러내기 위해 세부 내용과 전문가 견해를 소개하지만, 독자는 불친절하다고 생각한다. “무슨 얘기인지 요약해주세요”라는 댓글이 붙고, “핵심을 한 줄로 요약하면~”이라는 친절한 답변이 이어진다.

기술적으로 해결하려는 시도가 나왔다. 포털의 기사 요약 서비스다. 지난해 11월 다음이 일부 기사를 대상으로 자동요약 서비스를 시작했는데 네이버가 지난달 27일 ‘요약봇’ 기능을 추가했다. 네이버는 칼럼과 동영상을 제외한 대부분의 기사에 인공지능을 활용한 ‘요약봇’을 적용해 아무리 긴 기사라도 세 문장으로 요약해준다.

본 기사의 요약봇 결과,  전체 기사가 첫 문장을 포함해 세 문장으로 압축돼 있다.
본 기사의 요약봇 결과, 전체 기사가 첫 문장을 포함해 세 문장으로 압축돼 있다.
인공지능이 요약한 내용이 복잡하고 긴 기사를 정확하게 압축했는지, 언론사가 원래 보도를 오해하게 만들거나 왜곡하지 않는지, 언론사 동의 없이 진행된 자동요약 서비스가 합법적인지 등을 둘러싸고 논란이 일고 있다. 경제적 읽기를 추구하는 이용자 편의도 있지만 기사를 요약하는 과정에서 생기는 생략과 왜곡을 무시할 만한가를 고려해야 한다.

글로벌 검색엔진 야후는 2013년 17살 영국 소년이 만들어 인기를 끈 뉴스 자동요약 애플리케이션 섬리를 3000만달러(약 330억원)에 사들여 화제가 된 바 있다. 요약봇이 언론사의 동의 없이 기사를 수정, 요약한 것이 계약 위반인지와 별개로 압축적 읽기를 원하는 이용자의 욕구는 분명히 존재한다. 법규와 기술로 막는 것에 한계가 있다.

정보 홍수 속에서 효율적 이용 능력이 요구되고 있다. 인공지능을 활용한 추천, 요약, 배달, 큐레이션 서비스가 뜨는 이유다. 인류 역사에서 정보를 더 많이 더 빨리 취득하는 능력은 경쟁과 생존에 결정적 요소였다. 사람 뇌는 새로운 정보를 만나면 도파민을 분비한다. 정보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구조에서 제한된 시간 안에 더 많은 정보를 효율적으로 이용하고자 하는 것은 본능이다.

하지만 본능적 정보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더 많은 정보를 빠르게 공급하는 것이 늘 현명한 것은 아니다. 컴퓨터와 인공지능이 정보 처리와 기억에서 인간의 능력을 넘어선 지 오래이다. 앞으로는 정보 더미에서 기계가 읽어내기 어려운 의도와 맥락을 읽어내고 성찰을 통해 새로운 지식을 발견해내는 깊이 읽기와 사색이 더욱 중요해질 것이다.

구본권 사람과디지털연구소장 starry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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