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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IT

아이폰 배터리 파동, 업데이트 강박 줄일까

등록 2018-01-08 10:52수정 2018-01-08 11:03

구본권의 스마트 돋보기
“순간의 선택이 10년을 좌우합니다”라는 광고 문구처럼 지난 시절 전자기기 수명은 유행을 따르기보다 제품의 고장 여부에 좌우됐다. 휴대전화 시대가 되면서 전자기기 사용 주기가 크게 단축됐다. 특히 통신사가 단말기를 2년 약정 조건으로 판매하는 관행이 자리잡으면서 한 단말기를 3~4년 넘게 사용하는 경우는 드물어졌다.

약정과 지원금으로 단말기 교체 비용이 낮아진 것도 한 이유이지만 스마트폰 이후 휴대전화와 달리 제품 간 변화가 커졌다. 휴대전화 시절엔 단말기 크기와 디자인, 카메라 화소 경쟁 위주여서 제품 간 성능 차이가 크지 않았다. 스마트폰은 손에 들고 다니는 고성능 컴퓨터이자 인터넷 도구라는 특성으로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 기술이 총동원되는 혁신의 경쟁 무대가 됐다. 2007년 아이폰이 등장한 이후 지난 10년간 스마트폰과 모바일 분야에서 눈부신 기술 경쟁은 숨가쁠 수준이다.

스마트폰 사용자는 고장 나지 않아도 2~3년마다 제품을 교체하는 관행에 익숙해졌다. 경쟁이 가열되면서 1~2년 만에 스마트폰 기능이 크게 달라졌고, 첨단기능 체험을 위한 신제품 구매는 이어졌다. 하지만 스마트폰 기술과 시장이 성숙하면서 경쟁 초기처럼 놀랄 만한 기술의 등장은 찾아보기 어려워졌다. 최근엔 신제품이 발표될 때마다 “혁신은 없었다”는 평가가 뒤따랐다. 보급률이 높아지고 업체 간 기술 차이가 줄어들면서 나타나는 시장 성숙기의 모습이다. 세대별 차이가 줄어들면서 스마트폰 교체 주기도 영향을 받게 됐다. 미국의 시장분석업체 뉴주가 지난해 6월 조사한 바에 따르면 아이폰 모델 중 가장 많이 사용되고 있는 제품은 2014년 판매된 아이폰6다.

탈착식과 내장형 방식을 놓고 논쟁이 일기도 했던 스마트폰 배터리는 최근 내장형이 늘어나는 추세다. 배터리 성능도 개선됐지만 사용자들이 2~3년 뒤 배터리 성능이 떨어질 즈음에는 새로운 제품으로 교체하는 구매 관행에 익숙해지는 것도 배경이다. 성능이 떨어지면 내장형 배터리를 교체하는 것보다 최신 제품을 사는 경우가 더 경제적이라고 판단하는 사용자도 많다.

애플이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고의로 스마트폰 속도를 떨어뜨린 사실이 사용자들의 스마트폰 구매와 사용 관행에 영향을 끼칠지 주목된다. 최신형 제품 대신 성능이 떨어진 내장 배터리를 교체하는 소비자가 늘어날지도 관심이지만, 그것보다 어느 순간 익숙해진 디지털 세상의 쉴 새 없는 업데이트 요청을 의심하고 되돌아보는 계기가 될지가 관심이다.

구본권 사람과디지털연구소장 starry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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