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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IT

인문학 전공, 6번째 직업 준비하는 데 도움 될까

등록 2018-01-29 09:49수정 2018-01-29 10:23

구본권의 스마트 돋보기
얼마 전 지인이 자녀 진로와 관련한 고민을 얘기했다. 대학 전공을 선택해야 하는데, 아이가 인문학을 전공하고 싶어 하는데 허락해도 좋을지 고민스럽다는 내용이었다. 취업난 시대에 인문학으로 먹고살 수 있을지에 대한 불안함이 자녀의 대학 선택을 앞두고 증폭된 것이다.

인문학 전공 교수들과 연구자들을 만나도 비슷한 상황이다. 안정된 지위의 50대 이후 교수와 달리 40대 이하 교수와 연구자들의 불안함은 공통적이다. 자신들이 전공을 선택했던 때와 달리 요즘 학생들은 취업과 각종 시험에 실용성이 없다고 생각하는 인문학에 대해 거의 관심을 기울이지 않아서 걱정이고 전공자 자체가 줄어드는 현상에 대한 불안이다.

최근 대학에서 인문사회 분야의 현실은 프라임(PRIME) 사업이 단적으로 말해준다. 프라임 사업은 학령인구 감소와 대학 입학 수요 변화에 따른 대학 정원 구조조정 사업이다. 각 대학이 취업률이 낮고 학생들 선호가 적은 인문·예체능계 정원을 줄이고 학내 구조조정을 할 경우 이공계 정원을 늘려주고 정부 예산을 지원해주는 정책이다.

전공 선택은 한 개인에게 중요하지만 정답이 없는 과제다. 미래 직업과 관련해 전공 선택이 더욱 복잡한 문제가 되는 배경은 현재의 직업 지형이 자동화와 인공지능, 로봇 기술로 인해 거대한 변화를 피할 수 없다는 데 있다. 세계적 미래연구소들은 현재 직업의 절반 가까이가 향후 10~20년 내 자동화로 대체될 것이고 지금 초등·중학생 대부분은 현재 존재하지 않는 직업을 갖게 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전공과 직업 선택에서 마주하게 되는 근본적 어려움은 구체적이고 전문적인 분야가 취업에 유리하지만 이는 기술과 산업 지형이 급변하면 가장 취약해진다는 딜레마적 상황이다. 그렇다고 해서 구체적 실용지식 대신 인문적 교양이 취업과 전공에 유리한 것도 아니다.

미래엔 어떠한 전공과 직업을 선택하더라도 기술 변화로 인해 지속할 수 없기 때문에 새로운 직업을 찾아나서야 한다. 누구나 여러 차례 전공과 직업을 바꿔야 하고 그에 필요한 능력과 학습태도가 무엇보다 중요해진다. 드루 파우스트 하버드대 총장은 2013년 “교양교육은 학생들에게 첫 직업이 아니라 여섯번째 직업을 준비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는 능력을 길러줘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구본권 사람과디지털연구소장 starry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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