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방문자 7만명 불만 속출
한전 “지능형 검침망 없어 한계”
아파트·오피스텔 거주 주민들은
가구당 고객번호 없어 무용지물
한전 “지능형 검침망 없어 한계”
아파트·오피스텔 거주 주민들은
가구당 고객번호 없어 무용지물
이어지는 폭염으로 에어컨 등 냉방장치 사용이 증가하면서 전기요금에 대한 걱정이 커지자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앱) ‘스마트한전’을 찾는 소비자들이 많다. 하지만 가구별 전기사용량 실시간 파악 체제 등이 갖춰지지 않아 다수 소비자에게는 무용지물이어서 또 다른 불만 요인이 되고 있다.
스마트한전은 한국전력공사(한전)가 2010년 내놓은 전기요금 조회·납부·계산 도우미 앱이다. 한전 자료를 보면, 지난달 1일부터 이달 6일까지 스마트한전의 하루 평균 방문자 수는 7만4497명에 이른다. 이는 올해 1월1일부터 최근까지 앱 하루 평균 방문자 2만7013명을 크게 웃도는 수치다. 앱 데이터 분석업체 와이즈앱이 발표한 지난달 23~29일 주간 데이터 현황에서도, 스마트한전에 전 주보다 40% 이상 늘어난 19만 명의 사용자가 몰린 것으로 집계됐다.
문제는 앱이 소비자가 바라는 핵심 기능을 못한다는 점이다. 구글 앱 장터 플레이스토어의 스마트한전 사용자 점수는 2.7점(5점 만점)을 그치고, 리뷰에 참여한 1132명 가운데 540명(46.7%)이 1점을 줬다. 소비자들은 ‘실시간 전기요금 조회가 안 된다’는 점을 대표적인 불만 요인으로 꼽는다. 이동통신 사업자들이 사용자의 휴대전화 통화량과 데이터 사용량을 바탕으로 실시간 통신요금 조회를 제공하는 것과 달리, 스마트한전 앱은 과거 사용량을 바탕으로 한 추정치만 제공한다. 이런 방식의 요금 계산은 굳이 앱을 설치할 필요 없이, 한전 누리집이나 포털에서 ‘전기요금 계산기’를 검색해서 써도 된다.
한전은 “기술적·물리적 한계로 실시간 요금 조회 기능을 제공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통사처럼 실시간 요금 조회 서비스를 제공하려면 각 가정의 전력사용량을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는 ‘지능형 검침망’(AMI)이 설치돼 있어야 하는데, 현재는 2400만 가구 가운데 537만 가구에만 보급이 된 상태라는 것이다. 만약 지능형 검침망이 설치된 가구라면 스마트한전 앱 대신 한전이 지난해 6월부터 시범 운영 중인 ‘파워플래너’ 앱을 설치해 실시간 전력 사용량과 요금을 확인할 수 있다. 자신이 살고 있는 집에 지능형 검침망이 설치되어 있는지 여부를 확인하려면 한전 파워플래너 누리집에서 전기요금 고객번호 10자리를 입력해 확인할 수 있다.
관리비에 전기요금이 포함된 아파트나 오피스텔 주민은 스마트한전 앱을 설치해도 쓸모가 없다. 이들 건물은 가구당 고객번호가 따로 있지 않아 자신이 사는 건물 관리사무소에 문의해야 한다. 또 스마트한전 앱은 사용자가 한전에 전기요금 지불자 또는 전기 사용자로 등록된 경우에만 제대로 이용할 수 있다. 전기요금 지불자 또는 전기 사용자 등록은 한전 고객센터에서 할 수 있다.
김효실 기자 tran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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