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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IT

“800만원? 우린 2천만원”…IT·게임업계 연봉인상 끝판왕은?

등록 2021-02-26 11:35수정 2021-02-26 17:24

직방 “개발직 연봉 2천만원씩 인상
신입사원 초봉은 6천만원으로 결정”
‘배그’ 크래프톤도 “2천만원 인상”
‘넥슨 발’ 연봉인상 레이스 점입가경
연봉 인상 끝판왕은 어디?

넥슨이 촉발시킨 정보기술(IT)·게임업체 간 우수 개발자 지키기·유치 목적의 ‘연봉인상 레이스’가 갈수록 파격적인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인상 폭이 ‘더블’ 이상으로 뛰고, 비 아이티·게임 업체들도 뛰어드는 모습이다.

부동산 정보 서비스 업체 직방은 개발직군 신입사원의 첫 해 연봉을 6천만원으로 정하고, 재직자 가운데 개발직군 연봉은 2천만원씩, 비개발직군은 1천만원씩 일괄 인상하기로 했다고 26일 밝혔다. 올 상반기 채용하는 경력 개발직에는 이전 직장에서 받던 1년치 연봉에 해당하는 금액(최대 1억원)을 보너스로 지급한다. 이 업체는 “디지털 오리엔티드를 넘어 디지털 퍼스트 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해 개발자 채용 강화에 나서는 것”이라며 “직방 개발직군 신입사원 첫 해 연봉은 국내 아이티 업계의 개발직군 초봉 중 가장 높은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배틀 그라운드’ 게임 서비스 업체 크래프톤은 25일 인재 중심 체계 강화 차원에서 개발직군과 비개발직군의 연봉을 각각 2천만원과 1500만원씩 인상하고, 공채 규모를 수백명대로 확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김창한 크래프톤 대표는 “2021년을 ‘핵심역량을 강화하고 내실을 갖추는 해’로 정하고, ‘효율보다는 효과, 성장보다는 가치가 중심이 되는' 전략적 방향성에 따라 ‘프로젝트 중심’이던 조직 운영 방식을 ‘인재 중심’으로 바꾼다. 인재가 경쟁력의 원동력이 돼야 한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아이티·게임업체들의 직원 복지 강화 및 연봉 인상 경쟁은 지난해 ‘쿠팡 발’로 촉발된데 이어 올해는 ‘넥슨 발’로 다시 일기 시작했다. 지난달 넥슨이 개발직군과 비개발직군 신입사원 초봉을 각각 5천만원과 4500만원으로 올리고 기족 직원들의 연봉을 800만원씩 올리겠다고 하자, 넷마블·컴투스·게임빌 등도 앞다퉈 연봉 800만원 인상 방침을 밝혔다. 개발직군 기준으로 신입사원 초봉 5천만원 책정과 재직자 연봉인상 800만원 수준에서 ‘레이스’되던 아이티·게임 업계의 연봉인상 경쟁은 직방의 초봉 6천만원 책정과 재직자 연봉인상 2천만원 선언을 계기로 새로운 국면으로 치닫는 모습이다.

업계 관심은 아직 올해 임금 인상안을 내놓지 않은 네이버·카카오·엔씨소프트 등으로 쏠린다. 아이티 업계가 홍역을 치르고 있는 인사평가와 성과급 논란을 연봉인상 경쟁의 ‘나비효과’로 보는 시각도 많다. 한 게임업체 임원은 <한겨레>와 통화에서 “그동안의 개발자 쟁탈전은 전통 아이티·게임 업체 간에 벌어졌던데 비해 이번에는 다른 업종에 종사하는 업체들까지 서비스와 주력사업을 인공지능과 빅데이터 등 4차산업혁명 기술 기반으로 전환하면서 일제히 개발자 확보에 나서는 모습”이라고 분석하며 “이른바 ‘연봉인상 레이스’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김재섭 선임기자 js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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