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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산업·재계

“더 늘었다” vs “줄였다”…바로사 가스전 ‘탄소 배출량’ 공방 2라운드

등록 2022-02-17 16:43수정 2022-02-18 10:27

호주 바로사 가스전. SK E&S 제공
호주 바로사 가스전. SK E&S 제공
에스케이이앤에스(SK E&S)가 참여한 호주 바로사 해상 가스전(이하 바로사 가스전) 사업의 ‘이산화탄소 배출량’ 논란이 갈수록 가열되는 모습이다. 미국 에너지경제연구소(IEEFA·이하 아이파)가 “탄소포집저장(CCS) 기술로는 (바로사 가스전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일 수 없다”는 취지의 보고서를 새로 발표해서다. 에스케이이앤에스는 자체 보고서를 근거로 “실제 배출량은 적다”라고 반박했다. 바로사 가스전은 이산화탄소를 호주의 다른 해상 가스전의 평균치보다 2배 이상 많이 발생시키는 것으로 분석돼 환경단체들이 주목해왔다.

아이파가 17일 공개한 바로사 가스전 분석 보고서를 보면, 탄소포집저장 기술 적용을 전제로 한 바로사 가스전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연간 총 540만t으로 집계됐다. 아이파는 바로사 가스전 최대 지분 사업자 호주 산토스가 제출한 최신 사업 계획을 기반으로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추산했다. 이 연구소가 2018년에 전망한 수치보다 150만t 늘었다. 바로사 가스전 사업은 호주 석유가스업체 산토스, 에스케이이앤에스, 일본 전력업체 제라가 합작해 진행 중이다.

아이파는 미국의 에너지 관련 싱크탱크 기관이다. 주로 해외 에너지 사업에 대해 재무적 영향 평가보고서를 낸다. 재무적 평가는 이산화탄소 배출 등 환경 문제가 심각할 경우 투자 위험이 발생할 수 있다는 취지의 내용을 포함한다. 해상 가스전의 이산화탄소 배출 경로는 두가지다. 먼저 땅 속의 천연가스를 뽑아내는 과정에서 발생하고, 이어 천연가스를 액화하는 등 활용·운송 가능한 상태로 가공하는 공정에서 추가로 발생한다. 지금의 탄소포집저장 기술로는 가공 공정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는 포집하지 못한다. 아이파도 새 보고서를 작성하면서 천연가스 채굴 과정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량만 분석했다.

이전 보고서 때보다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증가하는 것으로 분석된 것은, 이산화탄소 포집저장 경로가 2018년 보고서 작성 때와 달라졌기 때문이다. 아이파가 바로사 가스전 이전 소유자 코노코로부터 제출받은 사업계획서에는 이산화탄소가 해상 가스전에서 일부 처리되고, 나머지는 ‘다윈 액화천연가스(LNG) 터미널’(채굴된 천연가스를 액화하는 공장)에서 처리하는 것으로 설계됐었다. 당시 아이파는 이런 사업계획서를 근거로 천연가스 채굴과 가공 공정에서 각각 340만t과 200만t의 이산화탄소가 배출될 것으로 분석했다.

산토스로부터 제출받은 최근 사업계획에는 다윈 액화천연가스 터미널을 잇는 파이프라인을 별도로 설치하는 내용이 새로 추가됐다. 추가 설치되는 파이프라인은 해상 가스전서 포집한 이산화탄소를 땅 속 등에 매장하기 위해 육상(바유-운단 가스전)으로 보내는 통로로 쓰인다. 아이파는 새 탄소포집저장 계획을 반영해 이산화탄소 발생량을 다시 분석했고, 그에 따라 연간 총 540만t이 배출되는 것으로 추산했다. 탄소포집저장 기술 적용·운용 과정에서 추가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가 이 기술을 이용한 감축량을 넘어서는 ‘역설’이 생긴다고 보고서를 분석했다. 더욱이 아이파는 바로사 가스전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추산하면서 탄소포집저장 기술의 이산화탄소 포집 효율을 100%(전문가들은 60% 정도로 추산)로 잡았다. 바로사 가스전의 이산화탄소 발생량을 상당히 보수적으로 추산했다는 뜻이다.

보고서를 작성한 존 로버트 아이파 애널리스트는 “포집한 이산화탄소를 먼 거리로 보내려면 압축과 매장 과정에서 다량의 온실가스가 추가로 발생한다”며 “성공적으로 탄소 포집과 저장이 된다고 하더라도 그 노력의 의미가 없어지는 것”이라며 지적했다.

에스케이이앤에스는 환경컨설턴트 업체 이아르엠(ERM)의 분석 보고서를 근거로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적다”고 강조했다. 바로사 가스전 1위 사업자 산토스의 용역으로 2021년 작성된 이 보고서는 바로사 가스전의 연간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160만t으로 추산했다. 아이파 추산치보다 연간 약 400만t 적다. 두 보고서를 비교하면, 이아르엠 보고서는 탄소포집저장 기술 적용·운용 과정에서 추가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는 고려하지 않은 게 차이가 난다. 에스케이이앤에스는 “(아이파 보고서가) 근거로 삼은 데이터는 상당히 오래된 것이고, 그 이후에 향상된 기술적 부분도 고려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에스케이이앤에스는 <한겨레>에 “바로사 가스전에서 발생하는 연간 350만t의 이산화탄소 가운데 190만t은 탄소포집저장 기술로 감축하고, 나머지 160만t은 탄소배출권 등을 통해 줄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업체는 이어 “앞으로 사업 개시(천연가스 채굴·가공 시작)까지 시간이 많이 남아있는만큼 이산화탄소 발생량 감축 방법을 더 고민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김혜진 에스케이 이앤에스 커뮤니케이션 본부장은 “CCS공정에 필요한 에너지는 탄소배출이 없는 외부전력망 활용을 포함한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에 있어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크게 낮출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고 밝혔다.

곽진산 기자 kj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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