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스케일사가 개발해 2029년까지 건설하겠다고 밝힌 소형모듈원전(SMR) 조감도. 뉴스케일 제공
에스케이(SK)그룹이 소형모듈원자로(SMR) 사업 투자를 검토 중이다.
에스케이그룹 쪽은 12일 “지난해부터 그룹 차원에서 차세대 소형모듈원자로 기업에 대한 투자를 검토해왔다”고 밝혔다. 그룹 관계자는 “테라파워를 포함해 여러 업체를 대상으로 검토 중이며, 확정 단계에 이른 것은 아니다. 투자 규모도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에스케이 쪽이 투자 대상 후보군의 하나로 꼽은 테라파워는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 빌 게이츠 주도로 2006년 설립된 미국 벤처기업이다. 테라파워는 2024년부터 10억달러를 투자해 미국 서부 와이오밍주 소도시 캐머러에 소형모듈원전을 짓는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에스케이그룹은 소형모듈원자로 사업 투자를 검토하는 배경으로 “글로벌 넷제로(Net Zero·탄소순배출량 제로) 기여를 위한 방안의 하나”라고 밝혔다. 최태원 에스케이그룹 회장은 지난해 10월 사내 행사를 통해 “2030년 기준 전 세계 탄소 감축 목표량(210억t)의 1% 정도인 2억t의 탄소를 에스케이그룹이 줄이는 데 기여해야 한다”고 공언한 바 있다. 또 지난달엔 “에너지 믹스(혼합), 탈탄소 정책 등 경영 환경 변화 속에서 카본 비즈니스(탄소 사업)에 대한 고민이 있다”며 “에스케이는 이에스지(ESG) 경영 아래 에너지와 환경을 통합하는 새로운 비즈니스 지도를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소형모듈원자로의 미래에 대해선 엇갈린 분석과 전망이 나온다. 탄소를 적게 배출하고 발전 효율과 안전성에서 뛰어나 ‘꿈의 원전’이라는 일각의 평가와 달리 “비싸고 위험하다”는 반박도 만만치 않다.
미국의 에너지분야 민간 싱크탱크인 ‘에너지경제·재무분석연구소’(IEEFA)는 지난 2월 뉴스케일사의 소형모듈원전을 분석 대상으로 삼은
보고서에서 “너무 비싸고, 너무 위험하고, 너무 불확실하다”고 밝혔다. 연구소는 뉴스케일 소형모듈원전의 설계 출력이 반복적으로 변경돼 온 것을 주로 문제 삼았다. 보고서는 “뉴스케일은 기본적 변수가 바뀌어도 프로젝트가 경제적일 것이라고 주장하지만, 지금까지의 실적과 과거 원전 개발 동향에 비춰볼 때 그럴 가능성이 매우 낮다”고 지적했다. 뉴스케일의 소형모듈원전은 선진국의 다양한 소형모듈원전 프로젝트 가운데 가장 앞선 사례로 알려져 있다.
김영배 선임기자
kimyb@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