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경제 산업·재계

신혼여행 티켓 끊고도 취소라니…요즘 ‘공갈 항공권’ 속출하는 까닭

등록 2022-06-01 11:00수정 2022-06-02 02:40

대한항공, 인천-바르셀로나 항공권 취소 문자 보내
‘운항사정’ 이유로…“한 달 남기고 취소, 당황스럽다”

국토부 운항 ‘승인 전’ 상품·티켓 판매하고 있어 혼란
여행·항공업계 ‘불안한 희망’에 휴가철 소비자만 불편
정부가 해외 입국자에 대한 코로나19 방역 조치를 완화한 이후 해외여행 수요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사진은 지난달 29일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 출국장의 모습. 인천공항/연합뉴스
정부가 해외 입국자에 대한 코로나19 방역 조치를 완화한 이후 해외여행 수요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사진은 지난달 29일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 출국장의 모습. 인천공항/연합뉴스

지난 31일 유럽여행 온라인 카페 ‘유랑’의 한 회원은 앞서 구입한 7월1일 출발 대한항공 인천-바르셀로나 왕복 항공권 가운데 편도 티켓(KE915)이 취소됐다는 문자를 받았다. 왕복 항공권을 끊었는데 편도가 일방적으로 취소됐다고 하니 당황스러웠다. 이 카페에는 이 회원뿐 아니라 7월 바르셀로나행 항공권이 취소돼 황당하다는 글이 여러 개 더 올라왔다.

대한항공 홍보팀은 같은 날 <한겨레> 문의에 “코로나19 초기 운항을 중단한 바르셀로나 직항편을 최근 복항하려고 했는데, 회사 사정으로 복항을 연기하게 됐다. 약관에 따라 승객들이 원하는 대로 환불 또는 교환 조치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여행사 ‘참좋은여행’는 49만원부터 시작하는 일본 오사카·고베 2박3일 패키지 해외여행 상품을 공개 2시간 만에 1365석 모두 팔았다고 지난 25일 홍보했다. 그런데 이 상품은 해당 노선 항공기 운항 재개 최종 확정 전 선 판매된 항공권을 기반으로 설계된 상품이었고, 결과적으로 항공기 운항 재개가 미뤄지면서 예매가 취소될 수 있는 상황에 처해진 것으로 알려졌다.

인터넷 카페 글 갈무리
인터넷 카페 글 갈무리

항공사가 항공 노선 운항을 재개하려면 국토교통부 승인을 받아야 한다. 국토부는 코로나19 대유행 이전에는 6개월 단위로 항공기 운항 승인을 해왔으나, 코로나19 대유행 이후에는 한 달 단위로 승인 여부를 판단하고 있다. 하지만 일상회복으로 국외 여행 수요가 갑자기 늘면서 항공기 운항 승인 전 국외 여행 상품 판매가 이뤄지는 사례가 빈발해 소비자들에게 혼란을 주고 있다.

1일 국토교통부 국제항공과 담당자는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7월 이후 모든 노선은 아직 승인 결정이 나지 않은 상태”라고 밝히며, “여행사나 항공사는 모객을 위해 선 판매를 하겠지만, 한 달 이후 항공권을 판매할 때에는 소비자에게 아직 인가받지 않은 노선임을 반드시 공지하고 판매하라고 여행사와 항공사에 당부했다”고 말했다.

여행사와 항공사들은 일상회복으로 상황이 좋아질 것이란 ‘희망’에 기대 이런 ‘공갈 영업’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31일 국내 최대 여행사 하나투어는 다음달 7일부터 열흘 동안 채용연계형 인턴사원 신규 채용 서류를 접수한다고 밝혔다. 이 업체의 인턴사원 채용은 3년 만이다. 코로나19 대유행 이전 630여명이던 직원이 지금은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는 노랑풍선도 국외여행 수요가 많은 유럽과 동남아시아 지역 중심으로 상시 채용에 나섰다. 허율 노랑풍선 홍보팀장은 “코로나19 대유행 당시보다는 나아졌을 뿐 아직은 회복되는 단계”라고 말했다.

항공사 쪽은 ‘희망’과 ‘현실’의 괴리가 더 크다. 여행 국가와 노선 수가 늘고 있지만, ‘7월 대유행설’이 나오는 등 상황이 안정적이지 못한 게 가장 큰 이유이다. 국토부 자료를 보면, 국적 항공사들의 주당 국제선 운항 횟수는 지난 4월 520편, 5월에는 620편으로 코로나19 대유행 이전 4714편의 8분의 1 수준에 머물고 있다. 한 저비용항공사(LCC) 홍보팀 관계자는 “물 한 방울이 아쉬운 상황”이라며 “항공사들은 운항 편수가 느는 것이 급선무”라고 설명했다.

국토부는 항공사들의 이런 사정을 고려해, 국제선 항공 노선을 코로나19 대유행 이전 수준까지 확대하는 쪽으로 방역 당국과 협의해간다는 계획이다. 국토부는 지난 4월 방역을 우선 고려해 연말까지 국제선 운항 규모를 최대 50% 늘리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항공 업계에선 휴가자 복직 등 일자리를 둘러싼 논란도 불거지고 있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는 지난 25일 서울 용산 대통령 집무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여름 휴가철을 앞두고 늘어나는 여행 수요를 고려해 서둘러 공항·항공 노동자들의 장시간 노동 문제를 해소할 것을 요구했다. 이상욱 민주노총 전국공공운수노동조합 항공운수담당 조직국장은 “코로나19 대유행 시기에도 항공화물 수요 증가로 흑자를 낸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마저 정부가 지원하는 고용유지 지원금에 의존한 채 정작 휴가자들 복직 계획도 밝히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최우리 기자 ecowoori@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경제 많이 보는 기사

음식점 폐업률 전국 1위는 이 도시…집값도 급락 직격탄 1.

음식점 폐업률 전국 1위는 이 도시…집값도 급락 직격탄

“그리 애썼던 식당 문 닫는 데 단 몇 분…” 폐업률 19년 만에 최고 2.

“그리 애썼던 식당 문 닫는 데 단 몇 분…” 폐업률 19년 만에 최고

90살까지 실손보험 가입 가능해진다…110살까지 보장 3.

90살까지 실손보험 가입 가능해진다…110살까지 보장

오세훈발 ‘토허제 해제’ 기대감…서울 아파트 또 오르나요? [집문집답] 4.

오세훈발 ‘토허제 해제’ 기대감…서울 아파트 또 오르나요? [집문집답]

한화 김동선, ‘급식업 2위’ 아워홈 인수한다 5.

한화 김동선, ‘급식업 2위’ 아워홈 인수한다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