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가 총파업에 들어간 7일 경기 이천시 하이트진로 이천공장 앞에 운행을 중단한 화물연대 트럭들이 줄지어 서 있다. 연합뉴스
안전운임제 일몰제 폐지를 요구하며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이하 화물연대) 노동자들이 파업에 나선 첫날인 7일 철강·시멘트 등 일부 산업계에서 피해 상황이 나타나고 있다. 비조합원 참여가 늘고 파업이 장기화하면 피해가 불가피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7일 오후 한국시멘트협회에 따르면, 전국적으로 시멘트 생산 공장과 유통기지에서 출하가 중단되고 있다. 경기 의왕 유통기지와 충북 단양(한일시멘트·성신양회)과 제천(아세아시멘트), 강원 영월(한일현대시멘트) 등 주요 시멘트 공장에서 출하가 중단됐다. 협회 관계자는 “평소와 비교해 10%만 출하되고 있다. 같은 노동자인 건설현장 일용직 노동자들과 레미콘 기사들이 (일을 못 해) 피해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
포스코 등 철강업계도 대책 마련에 고심 중이다. 포스코 포항제철소의 하루 물동량 4만9천톤 가운데 2만톤 정도가 화물차를 이용해 주로 국내 현장으로 출하하고 있다. 장기화될 경우 자동차·조선사 등 철강을 사용하는 산업 전반에 철강 공급을 못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포스코 관계자는 “이번 파업의 영향을 분석하고 대응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선박·철도로 전환해 출하하거나 긴급한 자재는 사전출하나 운송사와의 별도협의를 통해 영향을 최소화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제철 관계자도 “인천·포항·당진·순천·울산 등 전국 5개 공장에서 하루에 4만톤 정도가 중단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부두 하역업체와 부두 운영사 338곳이 회원사로 있는 한국항만물류협회 관계자는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전국 각 부두 앞에서 출정식이 있었지만, 전국적으로 피해상황이 집계된 지역은 없다”고 말했다. 다만 “파업이 장기화되어 항만에 계속 배에서 내리는 컨테이너가 쌓이면 육상운송이 순차적으로 이뤄지지 않으면 추가로 하역을 못 하게 된다”고 우려했다.
이날 낮 서울 마포구 공덕동의 한 지에스25 편의점에는 소주 등 제품 재고 상황이 평상시와 다르지 않았다. 이번 파업에 참가 중인 노동자들은 물류센터와 대형마트 지점이나 편의점 등을 연결하는 화물차주들보다 컨테이너 화물차주들이 많기 때문에 유통업계에서는 물류대란이 닥칠 우려는 적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마트 홍보팀 관계자는 “하이트 진로 위탁 물류 운송사 소속 화물차주들의 파업이 있긴 하지만 그 외에 특이사항은 없어 아직까지는 큰 혼란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최우리 기자
ecowoori@hani.co.kr 안태호 기자 eco@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