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적인 태양광발전과 풍력발전. 게티이미지뱅크
한국 내에서 사업을 하는 기업 61곳 중 96%가 국내 재생에너지 조달 제도가 비효율적이라고 답한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재생에너지를 100% 사용하겠다는 기업들의 캠페인인 ‘아르이백(RE100)’ 참여와 재생에너지 활용이 장기적으로 기업에 긍정적 영향을 줄 것이란 응답은 94%였다. 지난해 국내 재생에너지의 발전 비중은 6.3% 수준으로 세계 평균인 10% 보다 밑돈다.
세계자연기금(WWF) 한국본부·유엔글로벌콤팩트 한국협회(UNGC Network Korea)·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KoSIF, CDP한국위원회)이 2020년 공동 발족한 기업 재생에너지 이니셔티브(CoREi)가 지난 4월26일부터 지난달 15일까지 기업 61곳 관련 업무 담당자 등을 설문조사한 결과를 18일 발표했다. 이니셔티브(CoREi)에는 삼성전자, 케이비(KB)국민금융그룹, 에스케이(SK)텔레콤 등이 참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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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61곳 중 66%는 재생에너지 100%를 조달하는 목표 연도를 책정해두고 있었다. 이들 기업의 평균 목표 연도는 2045년이었다. 제조업 기업만 따로 분석해본 결과 제조업 분야 기업 72%가 재생에너지 100% 목표 연도를 책정하고 있었고 2046년이 평균 목표 년이었다. 응답 기업의 94%는 아르이백 참여와 재생에너지 활용이 기업의 장기적 경쟁력에 긍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기업 61곳 중 96%는 국내 재생에너지 조달 제도가 효율적이지 않다고 답했다. 기업인들이 꼽은 ‘재생에너지 조달 장애물 중 개선이 가장 시급한 요소’로는 정부의 재정·제도적 지원 확대(38%)였다. 이어 재생에너지 가격 현실화(24%), 재생에너지 공급 확대(21%) 및 경영진 인식 개선(16%)을 꼽았다. 또 재생에너지 조달 방법 중 가장 중요한 고려사항은 ‘가격’(38%)였다. 온실가스 감축 실적 인정 여부(26%), 조달 방법의 편의성(19%), 공급 물량(8%), 정부 지원금 유무(4%) 순서였다. 이들 단체는 “충분한 재생에너지가 합리적인 가격에 공급되는 데 있어 정부의 역할이 중요함을 시사한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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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설문에 참여한 기업 중 대기업은 75%·중견기업이 25%였다. 이중 제조업 분야가 59%였다. 설문에 응한 직원들의 직군은 환경·사회·지배구조(ESG·이에스지) 개선팀이 59%·환경경영관리 25%·사회공헌 9% 등이었다. 세계자연기금 한국지부 관계자는 “이에스지 담당자의 74%가 재생에너지 관련 업무를 하고 있는 것을 볼 때 재생에너지 확대 과제가 이에스지 사업의 핵심 업무로 기업들이 추진 중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전체 기업명을 공개하지 않는 조건으로 설문이 진행됐다. 아르이백 캠페인에 참여한 국내 19개 기업 중 9개 기업이 포함돼있다”고 덧붙였다.
최우리 기자
ecowoori@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