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대유행 사태가 일상회복 수준으로 안정화하면서 해운 호황도 끝나는 모습이다. 해운 운임 나타내는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가 2000선 아래로 떨어졌다. 코로나19 대유행을 계기로 급등하기 시작해 2020년 11월 2000선을 돌파한 이후 1년 10개월 만이다.
30일 해운 업계에 따르면, 이날 공개된 컨테이너 운송 15개 항로의 운임을 종합한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가 1922.95로, 전 주보다 149.09포인트 떨어지며 2000선 아래로 내려갔다. 16주째 하락했다. 정점에 올랐던 1월14일 5094.36과 비교하면 38% 수준으로 내려앉은 꼴이다.
주요 노선인 미주와 유럽 항로 운임이 연중 최저치를 찍으며 종합 운임 지수 하락을 이끌었다. 가장 비중이 높은 미주 서안 노선 운임은 1FEU(40피트 컨테이너 1개)당 2399달러로 전 주에 비해 285달러 떨어졌다. 미주 동안 운임은 6159달러로 379달러 하락했다. 유럽 항로 운임은 1TEU(20피트 컨테이너 1개)당 2950달러로 전주 대비 213달러 낮아졌다. 미주·유럽 항로 운임 모두 올해 들어 최저 수준이다.
일반적으로 3분기는 크리스마스와 연말연시 선물용 물품을 운송하는 시기로, 해운업계에선 성수기로 꼽힌다. 업계에선 해운 운임이 경기 선행지표 구실을 한다는 점을 들어 “경기침체의 징조가 구체적으로 나타나는 모습”이란 분석이 나온다. 한 해운업체 관계자는 “코로나19 대유행 때 급등했던 운임이 제자리를 찾아가는 과정이라고 볼 수도 있지만, 전 세계적인 경기침체에 따른 물동량 감소가 겹치며 하락 속도가 빨라지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다른 해운업체 관계자는 “글로벌 금융위기 때를 보면, 공급과 수요가 요동치는 틈을 타 해운 운임이 반짝 급등했다가 위기 상황이 해소되면서 안정화하 단계로 진입하고, 이 때부터 해운업체 간에 지난한 치킨게임이 벌어진 바 있다”며 “당시 상황이 이번 코로나19 대유행 때도 벌어지지 않을까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고 말했다.
최우리 기자
ecowoori@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