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민 한진 미래성장전략 및 마케팅총괄 사장이 23일 서울 광화문 씨네큐브에서 로지테인먼트의 일환으로 제작 후원한 택배 소재 단편영화 ‘백일몽(DAYDREAMING)’을 소개하고 있다. 한진 제공
한진그룹 3세 조현민 한진 미래성장전략·마케팅 총괄 사장의 경영 활동이 활발해지고 있다. ‘택배+물류+엔터테인먼트’의 결합을 앞세우며 경영 보폭을 넓히는 부분도 주목된다. 택배·물류 소재 단편영화 제작에 참여하는 등 콘텐츠를 강조하고, 스타트업들을 대상으로 경영컨설팅에 나서는 모습 등으로 잇따라 언론에 등장하고 있다.
조 사장은 23일 서울 종로구 시네큐브 1관에서 한진 투자로 제작된 단편영화 ‘백일몽(DAYDREAMING)’을 언론에 직접 공개했다. 그는 영화 상영 전 무대에 올라 “한진은 지난 77년 동안 물류산업에 진심이었다. 기업의 위상을 여전히 지키고 있다. 올해 한진택배 30주년을 맞아 택배산업을 재해석하고 물류회사를 넘어 삶의 애환을 담은 이야기를 담아내고 싶었다”라고 영화를 소개했다. 이어 “백일몽은 한 회사만의 이야기가 아니다”라며 “작은 울림의 이야기가 깊은 여운으로 남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한진 관계자는 “(백일몽을) 해외 영화제에도 출품했다. 수상 소식을 기다리는 중”이라고 밝혔다.
백일몽은 코로나19 대유행으로 택배 일감은 늘어나는데 요양병원에서 받아주지 않는 치매 어머니를 모시고 일상을 이어가는 택배 청년의 이야기이다. 사려니필름이 1년여에 걸쳐 만들었고, 이날부터
한진 공식 유튜브 채널에서 시청할 수 있다.
이날 임직원·기자들과 함께 영화 관람을 한 조 사장은 영화 제작 투자 이유에 대해 “한진택배에서 일을 오래 해오신 분과 인사를 했는데 ‘후배들도 자부심을 갖고 이 업을 계속 이어갔으면 좋겠다’는 말을 들었다. 나도 계속 한진그룹에서 일했지만, 물류가 무엇인지 잘 몰랐다는 것을 깨달았다. 게임, 영화, 웹툰, 모션그래픽까지 어떤 것이든 물류와 관련해 물류하는 사람들의 일상·일을 표현하고 싶었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진에어 대표이사로 있다가 미국 국적 소유자라는 게 드러나 퇴진했고, 2018년 4월에는 이른바 ‘물컵 갑질’로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가 2019년 6월 한진 전무로 복귀한 뒤 지난해 부사장으로 승진했고 올해 1월 한진 사장에 취임했다. 지난 6월 사장 취임 첫 기자회견 때는 3년 동안 1조원 이상을 투자한다는 계획과 로지스틱스(물류)와 엔터테인먼트를 결합한 ‘로지테인먼트’를 통해 물류 혁신이 일상생활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경영철학을 강조했다. 영화 투자도 이런 경영철학의 일환이라는 게 한진 쪽의 설명이다.
지난 19일에는 스타트업 멘토링 캠페인 ‘오피스아워’에 참석해 스타트업 대표들과 만나 마케팅과 경영 노하우를 발휘한 사례를 소개하고, 스타트업 대표들의 고민과 발전 방향에 대한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
조 사장은 오빠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과 함께 한진 지분 0.03%씩을 갖고 있다. 한진 최대주주는 한진칼로 24.16%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한진칼 최대주주는 5.78%의 지분을 가진 조 회장이고, 조 사장은 5.73%를 갖고 있다.
최우리 기자
ecowoori@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