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거제시 아주동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 연합뉴스
올해 한국 조선업계가 중국에 2년 연속 세계 시장 1위를 내줬다.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주문량이 130% 급증해 국내 조선소가 소화 가능한 물량을 넘어서면서 중국이 반사이익을 얻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29일 영국 조선·해운시황 분석기관 클락슨리서치 집계를 보면, 한국 조선업계의 선박 발주량은 지난해 대비 11% 감소한 1564만CGT(표준환산톤수, 37%)를 기록해 중국(2034만CGT·49%)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한국은 2020년까지 3년 연속 수주 1위에 올랐지만 지난해부터 중국이 자국발주량을 늘리면서 수주량에서 밀리고 있다. 올해 전세계 선박 발주량은 4193만CGT로, 지난해보다 22% 감소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특히 올해는 중국의 엘엔지 운반선 수주량이 늘면서 전체 수주량에서 한국을 크게 따돌렸다. 올해 전세계에서 발주된 엘엔지 운반선은 지난해 대비 130% 증가한 1452만CGT로, 한국과 중국은 각각 1012만CGT, 440만CGT를 수주하면서 70%, 30%의 점유율을 나타냈다. 지난해 한국이 전체 엘엔지 운반선 발주량의 93%(582만CGT)를 수주했던 것과 비교하면 중국의 약진이 두드러진다. 중국은 지난해 엘엔지 운반선을 46만CGT(7.4%) 수주하는 데 그쳤다.
조선업계는 한국의 건조 능력을 넘어서는 엘엔지 운반선 주문이 쏟아지면서 중국이 일시적 반사이익을 누린 것으로 보고 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엘엔지 운반선은 건조가 까다롭고 높은 기술력이 요구돼 한국이 강점을 지니고 있는데, 국내 조선소에 주문하면 웃돈을 얹어주지 않는 이상 2026년 이후에야 받아볼 수 있다. 빠른 공급을 원하는 선주들이 중국 조선사에 주문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안태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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