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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산업·재계

너네가 먼저 갑질했잖아!…‘햇반대첩’ 최후의 승자는 [The 5]

등록 2023-01-14 15:30수정 2023-01-14 22:55

[더 파이브: The 5] 이커머스 시장에 무슨 일이
이커머스 시장에서 쿠팡, 네이버, 신세계 등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그래픽 진보람
이커머스 시장에서 쿠팡, 네이버, 신세계 등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그래픽 진보람

‘우리가 시간이 없지 관심이 없냐!’ 현생에 치여 바쁜, 뉴스 볼 시간도 없는 당신을 위해 준비했습니다. 뉴스가 알려주지 않은 뉴스, 보면 볼수록 궁금한 뉴스를 5개 질문에 담았습니다. The 5가 묻고 기자가 답합니다. ▶▶주간 뉴스레터 휘클리 구독신청 검색창에 ‘휘클리’를 쳐보세요.

햇반, 비비고만두, 비비고김치…. 식품업계 1위 CJ제일제당의 대표 상품들인데요. 지난해 연말부터 소비자들은 이 제품들을 쿠팡의 로켓배송으로는 살 수가 없다고 합니다. 쿠팡과 CJ가 2023년 납품 조건에 관한 협상을 벌이다 사이가 틀어서 거래가 끊겼다는데요. 해를 넘기며 이어지고 있는 ‘햇반대첩’의 원인, 누구에게 있을까요? 이들의 힘겨루기가 소비자와는 상관없는 일일까요? 햇반대첩이 끝나면 이커머스(e-Commerce·전자상거래) 시장에 평화가 찾아올까요? 옥기원 경제산업부 기자에게 물었습니다.

[The 1] 쿠팡과 CJ가 서로에게 ‘갑질’을 당했다며 싸우고 있는데요. 어쩌다 거래를 중단하는 상황까지 가게 된 건가요?

옥기원 기자: 두 기업은 매년 11~12월에 1년 단위 공급계약을 새로 맺어왔습니다. 그때마다 쿠팡은 납품가를 더 깎으려 하고 CJ는 거기에 저항하면서 갈등이 계속 이어져 왔죠.

쿠팡은 ‘우리보다 CJ가 더 큰 기업’이라는 입장이지만 사실 쿠팡이 항상 유리했어요. CJ 상품이 아무리 인기가 있어도 얼마든지 대체재가 있잖아요. 그런데 쿠팡에서 판매를 못 하면 제조업체의 매출은 그만큼 줄어들죠. 그러니 본질적으로 이커머스 플랫폼 업체는 갑이 되고, 제조업체는 을이 될 수밖에 없어요. 그래서 CJ도 쿠팡의 요구 조건을 맞춰주곤 했었는데, 올해도 센 압박이 이어지다 보니까 저항한 걸로 보여요. 그 뒤 쿠팡이 상품 발주를 중단한 거고요.

[The 2] 쿠팡이 CJ 상품을 싸게 사 와서 최저가로 팔면 소비자에겐 좋은 일 아닌가요?

옥기원 기자: 잠깐은요. 그런데 장기적으로도 그럴까요? 식품회사들이 팔면 팔수록 마진은 거의 안 남고 손해만 본다면, 새로운 상품 개발도 못 하고 신제품 출시도 못 할 거예요. 유통 생태계도 발전을 못 하겠죠. 저렴한 가격이 언제까지 유지될지도 장담할 수 없어요. 저렴한 상품을 팔아 성장한 플랫폼이 점유율이 올라가면서 가격을 올리는 경험, 많이 했잖아요. 지금도 쿠팡 상품이 예전만큼 싸지 않다는 의견도 많아요. 다양한 플랫폼이 균형 있게 성장하며 경쟁하는 게 소비자에게도 이득입니다.

CJ제일제당의 대표 상품들.
CJ제일제당의 대표 상품들.

[The 3] 코로나19로 이커머스 시장 규모가 커졌는데, 플랫폼들 사정도 좋아지지 않았나요?

옥기원 기자: 쿠팡 같은 종합몰 말고도 식품 새벽배송 플랫폼인 마켓컬리·오아시스가 있어요. 의류는 무신사, 인테리어는 ‘오늘의 집’처럼 버티컬 플랫폼(전문몰)들도 포진해 있고요. 그런데 이들이 막 잘 나가는 것처럼 보여도, 영업이익을 내고 성장하는 기업은 없다고 봐야 합니다. 쿠팡도 로켓배송 출시 8년 동안 수조 원의 누적적자를 기록하다가, 지난해 처음으로 분기 기준으로 흑자를 냈거든요.

덩치 큰 쿠팡이 빠른 배송에 가격도 최저가에 맞추다 보니까 모든 기업이 최저가 출혈경쟁을 할 수밖에 없었거든요. 그러지 않으면 이제 소비자가 안 오잖아요. 그 페이스에 말리면 적자는 커지고 기업 건전성은 연약해지는 거죠.

[The 4] 네이버가 얼마 전 CJ대한통운과 손잡고 쿠팡의 로켓배송을 겨냥한 ‘도착 보장’ 서비스를 내놨잖아요. 결국 누가 이길까요?

옥기원 기자: 지금 시장 점유율에선 네이버쇼핑이 쿠팡을 조금 앞서는 걸로 추정되는데요. 쿠팡의 성장세가 무서울 정도로 빠르긴 하거든요. 몇 년간 연평균 100% 이상 성장해왔으니까요.

아직은 누구도 ‘점유율 30%’를 넘진 못했지만 업계는 결국 이 시장이 두 기업의 2파전 구도로 재편될 거라 전망합니다. 왜냐면 둘의 사업 모델이 완전히 다르기 때문인데요. 쿠팡은 물류시스템에 투자해 상품 판매와 배송을 전부 다 하지만, 네이버쇼핑은 기존 플랫폼에 사람들이 자유롭게 거래하는 공간과 시스템을 열어뒀을 뿐이거든요. 중개수수료만 받고요. 둘이 각자의 길을 가고 있으니까 공존도 가능할 걸로 보입니다.

[The 5] 이럴 때 소비자가 슬기로운 온라인쇼핑을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옥기원 기자: 분명한 건 한 기업의 점유율이 너무 높아지면, 결국 소비자의 선택권은 줄어들고 좀 더 비싼 가격에 상품을 살 수도 있단 겁니다. 그러니까 다양한 플랫폼을 이용했으면 좋겠어요. 요즘 싼 것도 좋지만 도덕적인 기업의 상품을 구매하는 착한 소비자들도 많잖아요. 이런 착한 소비자들이 늘어나면 플랫폼도 스스로 문제 해결을 위해 더 노력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The 5]에 다 담지 못한 햇반대첩의 전말과 e커머스 시장의 전망을 휘클리에서 모두 읽어보세요. ▶▶휘클리 구독신청

서보미 기자 spr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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