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 모습. 연합뉴스
삼성전자가 올해 1분기에 반도체 부문에서만 4조5800억원의 적자를 냈다. 삼성전자가 반도체 부문에서 분기 적자를 기록한 건 2008년 금융위기 이후 14년 만이다.
삼성전자는 27일 2023년 1분기(1~3월) 매출 63조7454억원, 영업이익 6402억원의 실적을 발표했다.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견줘 18.1% 줄었고, 영업이익은 95.5% 급감했다. 삼성전자의 분기 영업이익이 1조원 아래로 떨어진 건 2009년 1분기 이후 처음이다.
실적 악화는 반도체 사업이 포함된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에서 4조5800억원의 적자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디바이스솔루션 부문의 1분기 매출은 13조73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매출 26조8700억원과 비교해 반토막이 났다. 지난해 1분기 해당 부문 영업이익은 8조4500억원이었다. 삼성전자는 “경기 침체 영향 등으로 고객사들의 디(D)램 재고가 많아 판매가 부진했다”고 설명했다.
반도체 사업 부진을 스마트폰 사업이 포함된 디바이스경험(DX) 부문이 만회하면서 분기 적자는 간신히 피할 수 있었다. 디바이스경험 부문은 1분기 매출 46조2200억원, 영업이익 4조210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 2월 중순 출시된 갤럭시에스(S)23 시리즈 판매 성과가 반영된 결과다.
디스플레이(SDC) 부문 매출은 6조6100억원, 영업이익은 7800억원을 기록했다. 중소형 패널은 시장이 위축됐지만, 대형 패널에서 신제품(QD-OLED TV)이 출시돼 적자 폭이 개선됐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업황이 안 좋은 상황임에도 미래를 대비한 설비 투자를 지속했다”고 밝혔다. 올해 1분기 시설 투자액은 전년 같은 기간에 견줘 36% 증가한 10조7천억원이다. 반도체에서 9조8천억원, 디스플레이(SDC)에서 3천억원 수준을 투자했다.
삼성전자는 2분기에도 반도체 수요 부진 여파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부문에서 디디알(DDR)5 등 고성능 제품 생산에 집중하고. 2나노 기술 경쟁력을 강화해 미래 수요에 대비하겠다”고 밝혔다.
옥기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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