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솔루션 태양광사업 부문인 한화큐셀의 미국 조지아 공장. 한화솔루션 제공
태양광·풍력 발전업체에 대해 추가 세액공제를 주는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의 세부 지침이 나오면서, 국내 태양광 업체들의 혜택이 기대된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다만 전기차·배터리 공급망에선 ‘중국산’ 활용을 배제한 것과 달리 미국 정부는 태양광 발전 공급망에선 중국산을 사용할 수 있는 길을 열어놨다.
15일 나온 증권사 보고서들을 보면, 미국 태양광 모듈 시장 1위 한화큐셀(한화솔루션 태양광 사업부문)이 이번 인플레이션감축법 세부지침으로 인한 수요 확대의 수혜 대상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강동진 현대차증권 애널리스트는 “태양광 셀을 미국 내에서 조달하지 못하고 단순 조립만 해서는 아무리 미국산 부품을 많이 사용해도 그 비중을 맞추기 어려울 것”이라며 “조건을 맞출 수 있는 한화솔루션이나 미국 업체 ‘퍼스트솔라’ 모듈이 미국 내 프리미엄 시장에서 판매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삼성증권도 “지난 12일 미국 내 태양광 업체 주가가 일제히 상승했다. 미국 내 공급망 수혜는 유효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앞서 한화큐셀은 올 1월 미국 조지아주에 25억 달러(약 3조2천억원)를 투자해 태양광 통합 생산단지 ‘솔라 허브’를 구축하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태양광 관련 잉곳·웨이퍼·셀·모듈을 모두 생산한다는 계획이다. 태양광 패널은 ‘폴리실리콘→잉곳→웨이퍼→셀→모듈’ 순서로 만든다. 새 공장 건설을 완료하면, 현지 모듈 생산 능력은 총 8.4GW(기가와트)로 늘어난다.
미 인플레이션감축법은 이같이 미국에서 현지 생산을 할 경우 와트당 4∼7센트의 세금을 감면해, 한화큐셀은 연간 1조원의 세금 감면 혜택을 기대하고 있었다. 여기에 12일(현지시각) 미 재무부가 발표한 태양광·풍력 업체에 대한 인플레이션감축법 세부지침을 보면, 태양광 발전 설비를 건설할 때 미국산 철강·부품 등을 40% 이상 사용할 경우 10% 세제 혜택을 추가하도록 했다. 미국에 더 많은 태양광 발전소를 지으면서 현지 생산 부품을 사용하도록 한 건 한화큐셀 제품에 대한 수요 확대가 기대되는 점이다.
다만 세부지침은 전기차·배터리 공급망처럼 중국산을 강하게 배제하지 않았다. 현재 중국 태양광 발전 밸류체인 안에서 차지하는 물량은 웨이퍼(폴리실리콘 결정을 얇게 자름)의 경우 96%, 셀 85%, 모듈 75%에 달한다. 미국엔 사실상 폴리실리콘·웨이퍼·셀 제조업체가 없다. 중국산을 배제할 경우 태양광 발전 건설에 차질을 빚을 수 있어, 미국이 공급망 결속에 다른 잣대를 들이댄 셈이다. 지난해 6월 미국은 동남아를 우회해 유입되는 중국 태양광 물량에 대한 관세를 유예한 바 있다.
태양광 업계 관계자는 “중국 업체와 수혜를 나누더라도 한화솔루션의 수혜는 유지된다. 다만 세부 지침이 제시하듯 미국산 비율을 40%로 어떻게 측정할 수 있을지 따져봐야하는 상황”이라고 했다.
최우리 기자
ecowoori@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