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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산업·재계

세계 파운드리 업계, TSMC·삼성전자·인텔 3파전 재편 본격화?

등록 2023-06-22 17:17수정 2023-06-23 02:46

인텔, 파운드리부문 독립시키고
자체 생산하던 물량 몰아주기로
내부 물량만으로도 삼성 따라잡아
인텔이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사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사업구조를 개편하기로 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인텔 본사 전경. 인텔 제공
인텔이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사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사업구조를 개편하기로 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인텔 본사 전경. 인텔 제공

인텔이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부문을 별도 사업부로 독립시키고, 자체 칩 생산 물량을 몰아주기로 했다. 파운드리 사업 강화로 반도체 업계 판을 바꿔 ‘왕좌’ 자리를 되찾으려는 전략으로 보인다. 인텔이 자체 생산 물량을 파운드리 사업부에 넘기며 별도 매출로 잡는 것만으로도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부 매출을 넘어설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티에스엠시(TSMC)와 삼성전자가 주도해온 글로벌 파운드리 업계가 ‘3강 체제’로 재편되는 것이다.

인텔은 21일(현지시간) 투자자 대상 온라인 설명회를 열어, 내년 1분기부터 ‘내부 파운드리 모델’을 도입해 파운드리 사업 경쟁력을 세계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인텔의 새 사업구조 모델은 파운드리부문과 팹리스(반도체 설계)부문을 분리해 이원화하는 게 핵심이다. 파운드리 사업부가 내부 팹리스에게 주문을 받아 칩을 생산하는 구조로 바뀌는 것으로, 회계장부상 인텔이 자체 생산하던 반도체 물량이 파운드리 사업부 매출로 잡히게 된다. 삼성전자도 2017년부터 파운드리를 별도 사업부로 운영하며 실적을 따로 잡고 있다.

인텔은 2021년 “전성기를 재현하겠다”며 파운드리 사업에 뛰어들었다. ‘윈텔’이라는 이름으로 마이크로소프트(MS)와 함께 1990년대 개인용컴퓨터(PC) 산업을 이끄는 양대 축으로 꼽혔으나, 이후 도래한 모바일 시대에선 퀄컴과 암(ARM) 등 팹리스 기업에게 주도권을 빼앗겼다. 피시 소비 감소로 미래 먹거리를 고민하던 상황에서 미국 정부의 반도체 공급망 확대 정책이 인텔로 하여금 반도체 생산에 본격 뛰어들게 한 촉매제가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겨레>
<한겨레>

파운드리 사업 진출 3년이 지났지만, 아직 인텔의 영향력은 미미하다. 인텔이 지난해 외부 기업에서 수주받은 파운드리 사업 매출은 8억달러 수준으로 10위권에도 들지 못했다. 데이비드 진스너 인텔 최고재무책임자(CFO)는 “내부 물량을 포함해 파운드리 사업 매출을 추산하면 200억달러 이상으로 최상위 파운드리 업체가 된다”고 말했다. 이는 지난해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부 매출 추산치 208억달러에 버금가는 수준이다. 인텔은 자사 칩 물량 가운데 80%를 자체 생산하고, 20%를 외부 업체에 맡기고 있다.

제이슨 그레베 기획총괄 부사장은 칩을 자체 생산하는 과정에서 생긴 시간과 비용의 비효율 구조를 언급하며 “팹리스와 파운드리를 분리해 생산 효율성을 높이면, 당장 최대 30억달러 규모의 비용을 줄일 수 있다. 자체 물량 기준으로만도 업계 2위 파운드리 매출을 달성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인텔은 반도체 생산역량(CAPA)을 강화하기 위해 세계 각국에 설비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인텔은 지난 18일 이스라엘 키르얏 갓 지역에 250억달러를 투자해 반도체 공장을 짓는다고 발표했다. 16일엔 폴란드 브로츠와프 지역에 46억달러를 들여 반도체 후공정 라인을 지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독일 마그데부르크와 아일랜드 레이슬립에도 첨단 반도체 공장 건설을, 프랑스 파리와 스페인 바르셀로나 등에는 반도체 연구개발(R&D) 센터 설립을 추진 중이다.

업계에선 “인텔 파운드리 사업 성공을 장담하기 이르다”는 반응도 나온다. 파운드리 기술 경쟁력을 갖추기에 사업 기간이 너무 짧고, 매출에 큰 영향을 미치는 주요 고객사 확보 여부도 불확실하다는 것이다. 익명을 요청한 국내 파운드리 업계 관계자는 “인텔이 강점을 가진 피시·서버 관련 칩 생산 기술과 달리 모바일 분야까지 첨단 반도체 공정 역량이 갖춰졌는지는 불확실하다. 고객사 입장에서도 위험을 감수하며 당장 파운드리를 교체할 유인이 적어, 인텔이 단기간에 파운드리에서 성과를 내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시장 전망을 반영한 듯 이날 인텔 주가는 6% 하락한 32.9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옥기원 기자 o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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