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중공업, 차기 호위함 입찰 ‘감점 탈락’ 가처분 신청

지난달 한화오션 선정에 반발…고충민원도 신청

지난 6월7일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에서 열린 ‘2023 부산국제조선해양대제전'에서 참석자들이 HD현대중공업이 개발 중인 차세대한국형 구축함(KDDX)과 한국형 항공모함, 무기체계 등을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에이치디(HD)현대중공업이 14일 방위사업청을 상대로 호위함 5·6번함 관련 ‘우선협상대상자 지위 확인 등을 위한 가처분 신청’을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제기했다. 앞서 에이치디현대중공업은 기술점수에서 앞섰으나 함정 연구개발 자료 불법 촬영으로 인한 보안사고 감점을 적용 받아 호위함 5·6번함 수주에 실패했으나, 2년 사이 감점 규정이 3번 개정되며 입찰 경쟁에서 배제당했다며 가처분 신청으로 효력 정지에 나선 것이다. 국민권익위원회에 고충민원도 신청했다.

지난달 방위사업청은 호위함 5·6번함 건조를 위한 우선협상대상자로 한화오션을 선정했다. 입찰에서 에이치디현대중공업은 기술점수에서는 한화오션을 앞섰으나, 2013년 함정 연구개발 자료를 불법으로 촬영하다 2020년 9월 유죄 판정을 받은 보안 사고를 이유로 감점(1.8점)을 받았다. 에이치디현대중공업은 방사청에 ‘기술경쟁에 근간을 둔 보안사고 감점 규정에 대한 재검토’를 요청하며 이의 제기를 신청했다. 그러나 지난 9일 ‘이상없음’ 답변을 받자 가처분 신청으로 맞섰다. 보안사고 감점 규정 관련 지침이 지난 2년여 사이 3차례나 개정되면서 입찰에서 배제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에이치디현대중공업은 이날 “직원 9명이 기소된 뒤 6개월 만인 2021년 2차 개정이 이뤄졌다. 또 9개월 뒤 ‘기소 후 1년간’ 적용되던 감점 규정이 ‘기소 후 3년’으로 연장되는 3차 개정이 이뤄졌다. 또 1년 뒤 ‘형 확정 후 3년’으로 수정돼 에이치디현대중공업에만 소급 적용됐다”면서 “현재 항소심이 진행 중이어서 ‘형 확정 후 3년’ 감점 규정을 적용할 경우 이 감점이 언제 끝날지 그 시기조차 가늠할 수 없다. 제도가 합리적으로 개정돼 공정 경쟁의 토대가 만들어지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2018년 3월 국민권익위원회와 민관합동 규제개선추진단은 ‘감점 기준이 지나치게 큰 비중을 차지해 기술 중심의 제안서평가 원칙에 어긋난다’며 방사청에 제도개선을 권고했다. 이후 2019년 9월 1차 개정이 이뤄졌다. 이후 2021년 3월과 같은 해 12월, 지난해 12월 2~4차 추가 개정되면서 최종적으로 ‘형 확정 후 3년’이라는 단서조항이 추가됐다.

최우리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