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1월1일 경북 포항시 남구 제철동에 있는 포스코 포항제철소 2고로에서 한 직원이 용광로에서 쇳물을 만드는 작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철강 경기의 저점을 찍고 올해 하반기부터 반등할 것으로 예상됐던 포스코가 시장 기대치에 못 미치는 분기 실적을 냈다. 전 세계 경기 둔화 속 업황 부진과 원재료 가격 상승, 판매가격 하락 등이 원인이다.
포스코홀딩스는 올해 3분기 연결기준으로 18조9610억원의 매출과 1조1960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고 24일 밝혔다.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견줘 10.4% 감소, 영업이익은 33.3% 증가했다. 직전 분기 대비로는 각각 5.5%, 7.7% 감소한 실적이다.
영업이익이 증가한 것으로 보이지만 지난해 9월 태풍 힌남노로 인한 공장 침수·가동중단과 생산 차질, 피해복구 등에 막대한 비용이 들어갔던 기저효과를 고려하면 유의미한 증가세가 아니다. 포스코는 수해 여파로 지난해 4분기 4천억원대 영업손실을 냈다. 이후 사업을 정상화해 올해 1분기 흑자 전환에 성공했고, 2분기에 1조3262억원의 영업이익을 냈지만 이번에 회복세가 꺾였다. 수해 피해 전인 2021년 2분기부터 2022년 2분기까지 포스코홀딩스는 5개 분기 연속 2조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꾸준히 낸 바 있다.
포스코홀딩스는 이날 컨퍼런스 콜을 통해 “철강 부문에서 시황 부진에 따른 제품 생산과 판매 감소, 가격 하락 영향으로 전 분기 대비 이익이 감소했으나, 고부가 제품 판매비율 확대와 원료가격 하락, 원가절감 노력을 통해 철강 사업에서 경쟁력과 효율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했다. 포스코홀딩스는 지난 2분기 실적 발표 때 “현재 철강 업황 저점이 지나가고 있으며, 하반기에는 상반기보다 실적이 좋을 것”이라고 내다본 바 있다.
그러나 주력 사업인 철강 부문의 부진이 계속되고 있고 미래 먹거리로 키우고 있는 이차전지 소재 부문에선 아직 성과가 미진한 상태다. 세계 경기 회복이 더디고 철강 시황이 살아나지 않는 것도 포스코의 발목을 잡는 요인이다. 회사 관계자는 “올해 철강 업황 전망은 ‘상저하고’로 잡았는데 기대했던 중국 업체 감산 등이 크게 진행되지 않아 4분기 시황은 3분기에 이어 약세로 지속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날 이차전지 소재 계열사인 포스코퓨처엠은 연결기준 매출 1조2858억원, 영업이익 371억원의 실적을 냈다고 공시했다. 분기 최대 매출(전년 동기 대비 22.1% 증가)을 경신하고도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견줘 54.6%나 하락했다. 포스코퓨처엠이 매출 최대 실적에도 영업이익이 반 토막 난 것은 양극재 가격을 결정하는 리튬 등 광물 가격의 하락 영향이 컸다.
다만 시장에선 현재 실적보다 이차전지 산업 성장 가능성에 주목했다. 이날 포스코퓨처엠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1.16% 상승한 30만50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포스코홀딩스의 주가는 47만4000원으로 전 거래일보다 4.64% 올랐다. 전창현 대신증권 연구원은 “이차전지 부문의 실적 부진에도 주가가 오른 것은 (앞으로 기대감이) 시장에 선반영됐기 때문”이라며 “4분기 실적은 전기차 판매 상황 등을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경섭 포스코홀딩스 이차전지소재사업팀장은 “최근 이차전지 소재 가격이 지난해 보다 크게 떨어졌지만, 이는 지난해 가격이 비정상적으로 올랐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단기 수요를 따라가지 못해 가격이 올랐지만 이제 이상적인 가격으로 돌아오고 있다. 올해 3분기 이후에 전기차 수요 자체도 단기조정 국면에 들어가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홍대선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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