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정보기술업체인 아이비엠(IBM) 기업용 생성형 인공지능 연구 속도를 높이기 위해 벤처 펀드를 결성했다. AP 연합뉴스
‘개인용 컴퓨터’의 원조 아이비엠(IBM)이 생성형 인공지능(AI) 스타트업에 5억달러(약 6552억원)를 투자한다. 하드웨어 제조사에서 빅데이터를 활용한 소프트웨어, 컨설팅 기업으로 변신에 성공한 뒤 생성형 인공지능 투자로 미래 먹거리를 발굴하기 위해서다.
아이비엠은 신생 스타트업부터 고성장 스타트업까지 다양한 인공지능 분야 기업에 투자하기 위해 ‘아이비엠 엔터프라이즈 인공지능 벤처 펀드’를 조성했다고 9일 밝혔다. 다른 금융회사 지원을 받지 않고 자기 자본으로 만든 기업형 벤처캐피털로 주로 기업 간 거래(B2B)를 다루는 생성형 인공지능 기업 투자에 초점을 맞출 계획이다.
아이비엠 투자 배경은 최근 인공지능 분야에 막대한 투자를 하는 마이크로소프트와 아마존 등에 뒤처지지 않기 위해서다. 아이비엠은 1997년 세계 체스 챔피언과 대전한 인공지능 프로그램 ‘딥블루’와 2011년 인간과 퀴즈 결전을 벌인 인공지능 ‘왓슨’을 개발할 정도로 기술에서 앞서갔지만 상용화 프로그램 출시가 늦어져 주도권을 내줬다. 이후 아이비엠은 결국 ‘왓슨헬스’ 사업부를 지난해 사모펀드에 매각했다. 이 사이 마이크로소프트는 챗지피티(ChatGPT) 열풍 주인공인 오픈에이아이에 100억달러를 투자했고, 아마존도 최근 스타트업 앤트로픽에 40억달러를 투자하는 등 경쟁에서 앞서 나가고 있다.
아이비엠은 주력인 소프트웨어와 컨설팅 사업을 주축으로 생성형 인공지능 부문을 키워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한다는 계획이다. 아이비엠은 컴퓨터 제조업을 중국 회사인 레노보에 매각한 뒤 소프트웨어와 컨설팅 분야의 사업에 집중해왔다. 대표적으로 모바일 뱅킹에 사용하는 소프트웨어와 제조 공정의 생산·품질 관리 솔루션, 통합 보안 관리 프로그램 등에서 큰 성과를 거뒀다. 지난해 총 매출 605억 달러 가운데 소프트웨어 및 컨설팅 부문 매출이 70%에 달한다. 클라우드 사업에서 지난해 매출 224억달러를 달성해 전체 매출 비중의 30%를 넘어섰다. 아르빈드 크리슈나 최고경영자(CEO)는 언론 인터뷰 등에서 “인공지능 발전으로 업무 생산성을 높일 수 있다”며 인공지능 예찬론을 펼쳐왔다.
옥기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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