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 정기선 부회장이 최근 사내어린이집에 자녀를 등원시키는 여성 직원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HD현대 제공
에이치디(HD)현대(옛 현대중공업 그룹)가 2030년까지 여성 채용 비율을 30%까지 늘리겠다고 밝혔다. 또 만 6∼8살 자녀를 둔 여성 직원은 최대 6개월 동안 휴직할 수 있는 제도를 마련했다. 다만 남성 직원은 이 제도에 해당하지 않는다.
에이치디현대는 여성 채용 확대와 출산과 육아 지원을 위한 여성 인력 육성 방안을 21일 발표했다. 여성 채용 비율을 올해 기준 16.8%에서 2030년 30%로 두 배가량 확대하는 등 채용부터 출산·육아 때 고용을 유지하는 방안까지 제시했다.
임신 초기와 말기에 근로시간 단축 뿐 아니라 재택근무를 할 수 있게 했다. 현재 법정 출산휴가인 90일 외에 별도로 특별 출산휴가도 1개월 더 부여하기로 했다. 여성 임직원이 임신·출산할 때마다 각각 500만원씩, 총 1000만원의 축하금도 지급한다. 난임 임직원들을 위해서는 법정 난임 휴가 3일에 2일의 추가 휴가를 더해 총 5일의 휴가를 부여하고 월 5일까지 재택근무도 가능하도록 했다.
아울러 초등학교 입학을 전후해 여성들이 아이 돌봄 문제로 퇴사하는 경우가 많은 것을 고려해 ‘자녀돌봄휴직’ 제도를 신설했다. 법적으로 주어지는 육아휴직과 별개로 만 6살 이상 8살 이하 자녀가 있는 여성 직원은 최대 6개월을 휴직할 수 있다. 다만 남성 직원은 이같은 휴직 대상이 아니어서, 돌봄의 주체를 ‘여성’으로만 한정했다.
에이치디현대의 여성 직원 비율은 산하 기업인 에이치디한국조선해양의 경우 전체 직원 1145명 가운데 218명으로 19%이다. 조선소인 에이치디현대중공업은 1만3004명 가운데 여성 직원은 615명(4.7%)에 불과하다. 올해 3분기 보고서(9월30일 기준)를 통해 밝힌 내용이다.
에이치디현대 관계자는 “정기선 부회장이 지난달 사내어린이집에 자녀를 등원시키는 여성 직원들과 만나 일과 육아를 병행하며 겪는 어려움을 이야기 듣고 이 방안을 직접 지시했다”고 말했다. 이어 “산업의 특성상 여성 임직원 비율이 낮은 조선, 건설기계 등 핵심 계열사들의 여성 인력 비율을 확대함으로써 조직의 다양성과 포용성을 높이고 궁극적으로는 기업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취지”라고 덧붙였다.
최우리 기자
ecowoori@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