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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산업·재계

국민연금 구두 개입에…최정우 포스코 회장 3연임 무산

등록 2024-01-03 16:55

2023년 7월3일 경북 포항시 남구 괴동동 포스코 본사에서 열린 포스코 포항제철소 1기 설비 종합준공 50주년 기념행사에 참석하기에 위해 최정우 포스코홀딩스 회장이 본사 건물 로비로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포스코 차기 회장을 뽑는 과정에서 다른 후보들과 경합할 것으로 예상됐던 최정우 현 회장이 후보군에서 제외됐다. 대주주인 국민연금이 차기 회장 선임절차에 이의를 제기하며 ‘구두 개입’을 한지 6일 만에 일어난 상황이라 뒷말을 낳고 있다.

포스코홀딩스는 3일 제4차 회장후보추천위원회(후추위)를 열어 지원서를 제출한 내부 후보를 대상으로 1차 심사를 통해 다음 단계인 ‘평판 조회 대상자’로 8명을 선정했고, 여기에 최 회장은 포함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포스코홀딩스는 “이번 결정에는 후추위 소속 위원들이 전원 참여했고 만장일치로 결의했다”면서 “앞으로 심사할 내부후보 대상자 리스트에 최정우 현 회장은 없다”고 못박았다.

이번 결정은 외부 인사 천거 절차가 진행 중인 가운데 그룹 내부에서 1차 후보군을 추리면서 나온 것이다. 후추위는 최 회장이 제외됐다는 내용 말고는 최 회장이 지원했는지 여부와 내부 평판 조회 대상자가 누구인지도 공개하지 않았다. 최 회장이 후보군에서 제외됨으로써 내부 인사 중 차기 회장 후보로는 김학동 포스코 부회장과 정탁 포스코인터내셔널 부회장을 비롯해 재무통인 정기섭 포스코홀딩스 사장 등이 거론된다.

최 회장의 ‘3연임 무산’은 김태현 국민연금 이사장이 지난해 12월28일 언론 인터뷰에서 차기 회장 선임 절차의 불공정 문제를 제기하면서 어느정도 예견됐던 일이다. 문재인 정부 때 취임한 최 회장은 윤석열 정부가 들어선 이후 사임설이 끊이지 않았다. 윤 대통령의 국외순방 경제사절단 명단에서 최 회장이 제외될 때마다 재계는 포스코 수장을 교체하려는 정권의 의중이 실린 것으로 해석했다. 국민연금은 지난해 말 케이티(KT) 차기 회장 선임 때도 개입해 당시 연임을 시도하던 구현모 케이티 대표를 낙마시킨 바 있다.

재계 일각에선 최 회장의 3연임 도전 관측이 있었지만, 정부와의 불편한 관계를 고려할 때 스스로 단념할 것이란 견해가 적지 않았다. ‘정부와 사전교감이 있었느냐’는 물음에 포스코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그렇게 해석하겠지만 당사자 말고는 알 수 없다”고 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외부 흔들기’로 포스코 수장이 교체되는 구태를 이번에도 반복한 셈이 됐다. 이창민 한양대 교수(경영학)는 “국민연금 이사장이 구두 개입을 통해 민간기업 회장의 팔을 비틀어 낙마시키는, 굉장히 안좋은 선례를 남긴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2018년 7월 포스코그룹 회장에 오른 최 회장은 2021년 3월 연임에 성공해 현재까지 5년 이상 회장직을 수행 중이다. 부산대 경제학과를 졸업했고, 포스코 역사상 신입사원으로 입사한 비엔지니어 출신으로 회장이 된 첫 인물이다. 재임 기간 이차전지 소재 분야의 과감한 투자로 포스코그룹을 전통 철강사에서 미래소재 기업으로 탈바꿈시킨 전환을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2022년 9월에는 태풍 힌남노로 인해 포항제철소가 침수되는 사태도 있었다. 포스코 주가는 최 회장이 회장으로 공식 선임되었을때 32만9000원(2018년 7월27일)에서 47만2500원(2024년1월3일)으로 43.6% 올랐다. 최 회장은 오는 3월 주주총회를 마지막으로 물러날 전망이다.

포스코홀딩스 후추위는 차기 회장 외부 후보에 대한 평판 조회 결과까지 취합해 오는 17일 내·외부 후보군을 합친 20∼30명 규모의 ‘롱 리스트’를 확정할 계획이다. 후추위는 이달 말 후보군을 5명 안팎으로 압축한 뒤 다음달 최종 후보 1명을 이사회에 추천한다. 박희재 후보추천위원장은 “공정하고 엄정한 선택이 이뤄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홍대선 선임기자 hongd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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