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 경쟁당국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합병)을 최종 승인할 방침이라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유럽연합의 공식 승인이 이뤄질 경우, 두 항공사의 기업결합은 미국과 일본 경쟁당국의 승인만 남게 된다.
로이터통신은 12일(이하 현지시각) 이 사안을 잘 아는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대한항공이 시정조치안을 제출한 데 따라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가 두 항공사의 기업결합을 승인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앞서 지난해 5월 유럽연합 집행위는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과 합병하게 되면, 유럽과 한국을 오가는 주요 여객·화물 노선의 독과점 가능성을 들어 시정조치를 요구한 바 있다. 이에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 분리 매각과, 아시아나항공과 중복으로 운항하는 유럽 4개 노선(파리·프랑크푸르트·로마·바르셀로나)의 운수권과 슬롯(공항 이착륙 허용 횟수)을 국내 저비용항공사(LCC)에 넘기는 방안 등을 담은 시정조치안을 제출했다.
유럽연합 집행위는 애초 대한항공이 제출한 시정조치안과 국내 항공사에서 제출받은 정보 등을 종합해 오는 2월14일까지 기업결합 승인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집행위 내부의 긍정적 분위기가 감지되면서 이르면 이달 안으로 최종 판단이 나올 수도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다만, 대한항공이 유럽연합의 승인을 받더라도 최종 기업결합까지 미국과 일본 경쟁당국의 심사를 통과해야 한다.
김경욱 기자 dash@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