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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산업·재계

‘진퇴양난’ 롯데, 성주 사드 용지 제공 결론 못내

등록 2017-02-03 16:00수정 2017-02-03 22:09

한-미 국방장관 회담 등 민감한 시기에 이사회
“배임 등 문제될 소지 있어 정교하게 검토” 밝혀
중국쪽 사업 압박 줄이기 위한 시간 끌기 해석도
롯데가 3일 이사회를 열어 보유 골프장을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용지로 제공하는 방안을 논의했지만 결론을 내지 못했다.

경북 성주군 롯데스카이힐성주시시(CC)를 소유한 롯데상사는 이날 오전 9시부터 두 시간가량 이사회를 열어 성주골프장과 경기 남양주 군용지를 교환하는 거래의 타당성을 검토했다. 롯데그룹은 “이번 이사회는 성주골프장 제공과 관련한 심의를 시작했다는 것에 의미가 있으며 조만간 이사회를 속행해 타당성 분석 논의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두 번째 이사회 일정은 정해지지 않았다.

롯데그룹의 한 임원은 “워낙 민감한 사안이라 모든 논의 사항은 비공개로 진행하겠다고 사전에 고지가 됐다”며 “국방부와 교환하게 될 토지의 사업성 등 검토해야 할 내용이 많아서 몇 차례 더 이사회가 열릴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이날 한-미 국방장관 회담에 맞춰 이사회가 열리면서 롯데가 구체적 용지 제공 방식을 확정하는 게 아니냐는 예측도 나왔지만 롯데 쪽은 신중하게 검토하겠다는 태도다.

일각에서는 시간 끌기가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지난해 11월 국방부와 롯데가 땅 맞교환에 합의한 뒤 롯데는 중국 사업장들이 세무조사와 소방·위생점검을 받는 등 중국 정부로부터 압박을 받았다. 롯데 쪽은 “서둘러 교환 타당성 논의를 마무리했다가 주주에게 손해를 끼칠 경우 배임 등의 문제 소지가 있어 최대한 정교하게 거래 타당성을 분석해야 해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며 “성주골프장 용지를 제공한다는 큰 틀의 결정은 바뀌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원불교 비상대책위원회와 사드저지전국행동은 이날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롯데그룹에 사드 용지를 제공하지 말라고 요구했다.

김은형 기자 dmsgu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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