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네시주와 양해각서…부지 7만4천㎡
국내 대기업 첫 사례…삼성도 땅 물색
국내 대기업 첫 사례…삼성도 땅 물색
엘지(LG)전자가 미국에 가전제품 생산공장을 새로 짓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외국기업에 미국 현지 공장투자를 늘리라고 압박하고 있는 가운데 한국 대기업이 미국 공장 설립 절차에 들어간 건 이번이 처음이다.
28일 엘지전자와 미국 현지 언론에 따르면, 엘지전자는 미국 테네시주 클라크스빌에 7만4천㎡ 규모의 세탁기 생산공장을 설립하기로 하고, 28일 오후(현지시각) 테네시주와 투자 양해각서(MOU)를 체결한다. 클라크스빌은 테네시주의 주도 내슈빌 북쪽 지역이다.
엘지전자는 멕시코 몬테레이 공장에서 냉장고·세탁기를 생산해 미국과 중남미 등지로 판매해왔는데, 1년 전부터 세탁기는 생산을 중단하고 이 세탁기 물량을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 공장으로 옮기는 방안을 검토해왔다. 이 와중에 ‘자국 우선주의’를 내세우며 미국 현지 투자를 압박하는 트럼프 행정부가 출범하자 이 세탁기 공장을 미국 현지에 세우는 방안을 적극 추진해온 것으로 알려진다. 미국 시장에서 경쟁자인 미국 최대 가전업체 월풀이 멕시코에서 생산된 엘지 세탁기 수입에 대한 견제에 나서고 트럼프 정부의 통상압박 수위가 높아지자 고심 끝에 최종 결단을 내린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가전 제품은 매출액에서 인건비 비중이 높은 편인데 미국은 임금이 상대적으로 매우 비싸다. 엘지전자로서는 테네시주 공장에서 얼마나 수익성을 확보할 수 있을지가 관건인 셈이다.
한편, 삼성전자도 트럼프의 투자 압박 속에 현재 미국 내 가전제품 생산공장 용지를 물색 중인 것으로 알려진다. 미국 앨라배마주와 사우스캐롤라이나주 등이 후보지로 검토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텍사스주 오스틴에 반도체 공장이 있지만 텔레비전과 냉장고 등 미국시장에서 판매되는 가전제품은 대부분 멕시코 공장에서 생산하고 있다.
조계완 기자 kyew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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