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준우 신임 삼성중공업 대표이사(왼쪽). 유정근 신임 제일기획 대표이사
삼성중공업과 제일기획 신임 사장에 각각 남준우(59) 부사장(조선소장)과 유정근(54) 부사장(비즈니스2부문장)이 내정됐다. 또 삼성경제연구소도 차문중(56) 대표이사 부사장도 사장으로 승진했다. 모두 50대로, 삼성전자를 시작으로 한 이른바 ‘60대 퇴진 룰'이 적용된 모습이다. 삼성그룹 내 전자계열사를 제외한 첫 인사에서 60대 사장이 퇴진하는 모습을 보여 아직 인사가 이뤄지지 않은 삼성물산·엔지니어링 등 건설 쪽 계열사와 삼성생명·화재·증권·카드 등 금융부문 계열사에서도 같은 기준이 적용될지 관심을 끈다. 11일 삼성중공업은 박대영(64) 사장 후임으로 남준우 부사장을 내정했다고 밝혔다. 박 사장은 지난 6일 올해 약 5600억원의 적자가 예상되고 내년에도 2400억원의 적자를 기록할 전망이라고 공시를 내 후임 사장의 어깨를 가볍게 해줬다는 후문이다. 남 신임 사장은 1983년 입사한 내부 인사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박 사장의 사임은 경영 부진에 책임을 진다는 의미도 있지만 후진에게 기회를 열어주는 의미도 있다”고 말했다. 이번 인사가 60대 퇴진 룰과 무관하지 않다는 해석이다.
이날 제일기획이 임대기(61) 사장이 물러나고 유정근 신임 사장을 내정한다고 밝힌 것도 같은 기준이 적용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2013년 취임한 임 사장은 2019년 3월까지 임기였지만 1년여 먼저 하차한 셈이다. 제일기획은 3분기부터 영업이익이 개선되는 등 실적이 좋아지는 상황이었다. 삼성그룹의 한 계열사 관계자는 “아무래도 삼성전자 정기인사 등에서 드러난 60대 이상 퇴진 기조가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차문중 삼성경제연구소 신임 사장은 삼성전자 상근고문을 거쳐 2015년 말부터 삼성경제연구소 대표이사를 맡아왔다. 삼성중공업과 제일기획은 조만간 부사장 이하 임원인사도 발표할 예정이다.
건설계열사 인사도 조만간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물산의 경우 최치훈, 김신, 김봉영 대표이사 사장의 임기는 내년 3월 또는 9월이지만 모두 60살이다. 삼성엔지니어링 박중흠 사장도 63살이라 유임 여부가 불투명하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인사가 이번 주 안에 날 것으로 예상된다. 4명의 등기이사 가운데 3명이 60살 이상이지만 물러나게 될지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금융계열사 인사는 내년으로 미뤄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금융회사의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에 따라 임원추천위원회에서 사장을 추천하고 이사회를 거쳐야 하는 과정을 거쳐야 해 일괄적인 인사가 어려워서다. 금융계열사 사장 가운데 60대는 삼성생명 김창수(62), 삼성화재 안민수(61), 삼성증권 윤용암(61) 등이다. 한 금융계열사 관계자는 “금융계열사들에도 ‘60대 사장 퇴진 룰’을 똑같이 적용되면 ‘(그룹 컨트롤타워 구실을 하던) 미래전략실을 해체한 게 맞느냐’는 뒷말이 나올 게 뻔하다. 그런 부담을 감수할 필요가 있겠느냐”고 말했다.
최하얀 조계완 이순혁 이정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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