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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산업·재계

한진 홍보실은 이명희 보좌실? ‘1부터 18까지’ 깨알 반박

등록 2018-05-09 17:02수정 2018-05-09 23:33

[현장에서]
대한항공은 ‘쇼핑 리스트’ 점장 메일로 보내더니…
한진그룹 직함도 없는 이명희 일우재단 이사장
개인 변호사 아닌 그룹 차원 ‘해명자료’ 논란
이명희 일우재단 이사장(왼쪽)과 조현민 전 대항항공 전무.
이명희 일우재단 이사장(왼쪽)과 조현민 전 대항항공 전무.
한진그룹이 9일 독특한 보도자료를 냈다. 제목이 ‘이명희 이사장 의혹 보도 관련 해명’이다. 한진은 조양호 회장 부인인 이명희 일우재단 이사장의 ‘갑질 의혹’과 관련해 “일부 폭행 내용에 대해서는 그 사실을 인정하고 뉘우치며 피해자를 비롯한 모든 분들께 사죄를 드린다”고 하면서도, 그동안 제기된 의혹 18가지는 부인하거나 반박했다. 회사 관계자는 보도자료를 낸 이유를 “사실과 다른 보도가 누적돼 왔다. 이 이사장에게 사실 여부를 확인해 설명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한진그룹은 우선 이 이사장이 그룹 내 직책이 없는데도 그랜드하얏트인천호텔 공사 업무에 관여했다는 보도에 대해 “이 이사장은 조양호 회장 지시에 따라 컨설턴트 자격으로 호텔 정원 공사 관련 사항을 점검한 바 있다”고 설명했다. 한진그룹 또는 하얏트인천호텔에 컨설턴트란 공식 직책이 있는 것이냐는 질문에 회사 관계자는 “조 회장이 지시했다는 것”이라고 답했다. 조 회장 지시면 문제가 없다는 것이다.

대한항공·한진그룹 홍보실이 최근 기자들에게 보낸 해명 또는 입장 자료들. (※ 이미지를 누르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동영상과 음성녹음 같은 물증이 없는 폭언·갑질 제보와 보도에 대해서는 전부 “사실이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이 이사장이 호텔 정원에서 할머니라고 부른 직원을 해고했다는 보도에 대해서는 “이 이사장이 2000년 초반 하얏트리젠시인천 호텔에서 모자를 쓰고 정원 일을 할 때 당시 직원이 ‘아주머니 준비해야 하니 나가세요’라고 이야기를 해 웃으면서 방으로 돌아간 적이 있다”며 “해고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이 이사장이 한 호텔 식당에서 설렁탕이 싱겁다며 ‘개XX야’란 폭언을 했다는 보도에 대해서는 “고객으로서 당연히 제기할 수 있는 사안”이라며 “폭언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했다. 가정부가 집안 청소 순서를 틀리면 폭언을 했다는 것에 대해서는 “청소의 기본 상식은 창문을 열고 시작하는 것인데, 그것을 안지켜서 지적한 경우”라며 이 또한 “폭언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이처럼 보도자료 내내 한진그룹이 이명희 이사장의 대변인이라도 되는 듯한 해명과 반박이 이어진다. 한진그룹은 지난 3일에는 ‘조양호 회장 자택 내 비밀의 방 의혹에 대하여’란 이름의 보도자료를 내어, 관세청이 압수수색을 하다 발견한 것으로 전해진 자택 2층 드레스룸 안쪽 공간 등은 “누구나 발견하고 들어갈 수 있는 곳”이라고 반박했다. 당시 홍보실은 “은밀하게 불법적 물건들을 보관하고 있다는 보도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며 “비밀의 방은 전혀 없다”고 단정했다. ‘조양호 회장 자택 내부 구조를 어떻게 그렇게 잘 아느냐’는 질문에는 “회장 자택을 오고 간 임원 등의 설명을 종합했다”고 했다.

한진의 보도자료는 총수 일가가 직접 해야 하는 주장 또는 직접 할 수밖에 없는 해명들을 대신 나서서 하는 꼴이다. 애초 사태가 일파만파 커진 이유가, 이 이사장과 조현아·현민 자매가 회사 자산과 조직을 사유물처럼 마음대로 여기며 이득을 취했다는 지적이 모였기 때문이다. 물론 억울할 수도 있다. 그렇다면 직접 설명하거나 개인변호사를 선임해 말하면 된다. 한진그룹의 해명자료는 대한항공 비서실이 이 이사장의 쇼핑리스트를 국외지점장에게 이메일로 보냈다는 언론보도를 떠올리게 만든다.

최하얀 기자 ch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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