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내식 대란 사흘째인 3일 아시아나항공 객실 승무원 노동조합이 “무책임한 경영진 대신 고인이 된 기내식 공급 하청업체 대표와 유족, 불편하게 한 손님 여러분께 사과드린다”며 “사태 주범인 경영진은 즉각 퇴진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노조는 이날 성명을 내어 “1일 시작된 기내식 대란으로 기내식 공급 하청업체 대표가 스스로 목숨을 끊는 상황까지 발생했다”며 “항공업계 전문가들은 이런 대란을 미리 예견하고 경고했지만, 회사는 귓등으로도 듣지 않고 사내 공지를 통해 수차례 문제없을 것이라고 호언장담했다”고 전했다. 노조는 또 “결국 이 모든 사태의 욕받이, 총알받이는 탑승 수속 노동자들과 고객 접점 최전선에 있는 아시아나항공 객실 승무원들이 온몸으로 감내하고 있다”며 “지금 이 시각에도 성난 승객들로부터 고함·막말·욕설을 견디다 눈물을 떨구는 동료들의 절규가 들려오고 있다”고 짚었다.
노조는 이어 “이 사태를 불러일으킨 경영진은 도대체 어디에 있는 것인가. 탑승구마다 다니면서 아시아나를 이용하는 승객들께 사과하고 또 양해를 구하는 경영진의 모습은 정녕 볼 수 없는 것인가”라고 물었다. 또한 “최전선에서 맨몸으로 갖은 수모를 감내해내는 객실 승무원들의 손을 잡아줄 관리자는 어디에 있는가”라며 “회사 창립 이후 위기의 순간마다 제 몸을 내어놓으며 승객들을 위해 헌신했던 객실 승무원들이 삼십년이 지난 오늘도 현장에서 온몸으로 막아내고 있다”고 호소했다.
노조는 이와함께 “고인이 되신 기내식 업체 대표와 유족께 다시 한번 죄스러운 마음을 전하고, 이번 사태로 불편을 겪은 손님 여러분께 무책임한 경영진을 대신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이번 사태를 계기로 땀흘려 일하는 노동자가 정당한 대우를 받는 아시아나항공을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최하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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