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사장단 인사 발표]
50대 초반 젊은 리더십 내세워
스마트폰 시장 앞서 나가기 취지
사장 승진자 4명도 모두 50대
현 3인 대표 틀로 이재용 재판 대응
50대 초반 젊은 리더십 내세워
스마트폰 시장 앞서 나가기 취지
사장 승진자 4명도 모두 50대
현 3인 대표 틀로 이재용 재판 대응
삼성전자가 노태문(52) 아이엠(IM)부문 무선사업부 개발실장에게 스마트폰 총괄을 맡기는 내용의 사장단 인사를 발표했다. 반도체·디스플레이 사업의 디에스(DS·디바이스솔루션)부문장 김기남(62) 부회장, 시이(CE·소비자가전)부문장 김현석(59) 사장, 스마트폰의 아이엠(IM·아이티모바일)부문장 고동진(59) 사장의 ‘3인’ 대표이사 체제는 유지하기로 했다. 준법경영 업무를 보던 김상균 법무실장(사장)은 유임됐다.
20일 발표된 2020년 삼성전자 사장단 인사를 보면 김기남·김현석·고동진 대표이사 3인은 유임됐다. 이재용(52) 삼성전자 부회장의 불법 경영권 승계 의혹 등에 대한 재판이 진행중인데다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사기’ 의혹 관련 증거인멸 혐의 재판과 삼성전자서비스 ‘노조와해’ 재판 등 주요 임원진 연루 재판이 한창인 가운데 큰 틀은 흔들지 않겠다는 취지가 읽힌다. 삼성전자는 통상 12월 초에 사장단 인사를 진행하지만 이번엔 회사 안팎의 불확실성으로 한달 이상 늦어졌다.
대신 ‘대표 3인’은 이번에 겸직을 일부 내려놨다. 대표적으로 고동진 사장은 아이엠부문장으로 2015년부터 스마트폰을 총괄하는 무선사업부장을 겸해왔는데 이 자리를 후배인 노태문 사장에게 내어줬다. 김현석 사장(소비자가전 부문장)도 겸직이었던 생활가전사업부장을 내려놨다. 삼성전자는 이들 셋에 대해 “사업부간 시너지 창출은 물론 신사업, 신기술 등 미래 먹거리 발굴과 후진 양성에 더욱 전념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신임 무선사업부장을 맡은 노태문 사장은 포항공대 출신의 엔지니어로, 갤럭시 시리즈 개발을 주도하며 2018년12월 50살의 나이로 사장에 오른 인물이다. 1년 여만에 스마트폰 사업을 전면에서 이끌게 됐다. 지난해 폴더블(접을 수 있는) 스마트폰을 처음으로 상용화하며 차기 폼팩터(제품 형태) 경쟁에 신호탄을 쏘아올린 삼성전자가 50대 초반의 상대적으로 젊은 리더십에 힘을 실어 스마트폰 시장 선도 지키기에 속도를 높이는 모양새다.
이 밖에 삼성전자에서 5세대(5G) 통신장비 시장 확대에 기여한 것으로 평가되는 전경훈(58) 아이엠부문 네트워크사업부장(부사장)이 사장으로 승진했고, 종합기술원 부원장인 황성우(58) 부사장은 종합기술원장(사장)으로 승진했다. 과거 삼성 미래전략실(미전실) 후신 격인 삼성전자 ‘사업지원 태스크포스(TF)’의 최윤호(57) 부사장은 경영지원실장(사장)을 맡게 됐고 삼성에스디에스(SDS) 사업운영총괄 박학규(56) 부사장은 삼성전자 디에스(DS)부문 경영지원실장(사장)에 올랐다. 이들 사장 승진자 4명 모두 50대인 것과 함께 이 가운데 2명이 미전실 출신인 점이 눈에 띈다.
권오현(68) 종합기술원 회장과 윤부근(67) 대외업무(CR) 담당 부회장, 신종균(64) 인재개발담당 부회장은 이번 인사에서 고문으로 물러나게 됐다. 이로 인해 삼성전자에서 부회장은 이재용 부회장을 제외하곤 김기남 부회장만 남게 됐다.
삼성전자는 설 연휴 전 임원 인사를 이어갈 예정이다. ‘노조 와해’와 ‘증거 인멸’ 사건 등으로 이사회 의장(사장) 및 부사장 여럿이 최근 법정 구속된 터라 관련 후속 조처도 주목된다.
송경화 기자 freehw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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