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주력산업 가운데 코로나19 충격으로 1분기 실적이 가장 악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정유 4사의 1분기 휘발유·경유·항공유 등 수송용 연료 내수판매 물량이 1억3700만배럴로 전년동기대비 17.9%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출 물량은 1억1700만배럴에 그쳐 같은 기간 3.0% 줄었다. 수출의 경우 금액 기준으로는 감소폭이 10.1%에 이르렀다.
23일 정부가 발표한 ‘주요 주력산업 최근 동향’ 자료를 보면, 정유업계는 내수·수출 동반 감소 및 국제유가 하락에 따른 재고 손실 등으로 1분기에 총 3조원에 이르는 역대 최대 영업적자가 예상된다. 지난 3월 한달만 보면 내수는 3500만배럴로 작년 동기대비 35.7% 감소했다. 수출은 물량 기준으로는 16.5% 증가했으나 단가 하락에 따라 금액 기준으로는 25.3%나 줄었다.정부는 “정유업계의 1분기 영업적자가 역대 최대로 예상되지만 기업어음(CP)·회사채 발행 등으로 단기 충격을 자체 흡수하려고 노력중”이라고 밝혔다.
전날 열린 제5차 비상경제대책회의에서 발표된 ‘기간산업안정자금 40조원’ 지원 대상 7개 산업 목록에 ‘정유’가 빠진데 대해 정부 쪽은 “고용 규모가 다른 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작다”는 점을 들었으나, 이날 정부는 “정유산업을 포함해 주요 주력산업 동향을 점검하고 추가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정유업계에 관세 및 부담금 납부 유예 등을 이미 지원하고 있다. △원유 수입품에 대한 관세(3%) 한달분(약 9천억원) 2개월 징수 유예 △4~6월분 유류세(석유수입·판매부담금) 납부 3개월 유예(월 약 1조4천억원) △전략비축유 추가 구매 △민간 정유사에 대한 석유공사 여유 비축시설 임대 등이다.
한편, 정부는 조선산업의 경우 향후 1~2년치 수주잔량은 확보돼 있지만 최근 선박 수주가 급감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3월 기준 국내 총 수주잔량은 2118만CGT(표준화물선환산톤수)로 1∼2년치 건조량을 확보하고 있지만, 신규 수주물량은 작년 1분기 162만CGT에서 올해 1분기엔 40만CGT로 75.3% 급감했다. 정부는 조선산업에 대해 “당장 문제는 없으나 수주 급감이 지속되고, 기존 발주물량까지 취소가 확산되면 경영 애로가 발생할 수 있다”고 밝혔다.
조계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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